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지난 3월 3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회담 중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지난 3월 3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회담 중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미군 감축 등 양국 정상 갈등 연계 질문엔 “무관, 새로운 내용 아냐”

“미, 무기 고갈로 현재로선 토마호크 미사일 제공 가능성 없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이란 전쟁을 둘러싼 갈등에도 미국과의 협력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전쟁을 강도 높게 비판한 뒤 주독 미군 철수와 자동차 관세 인상이라는 거센 후폭풍에 휘말리자 사태 수습에 나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는 3일(현지시간) 현지 공영 방송 ARD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대통령이 우리와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는 내 확신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이란 전쟁에 대한 견해 차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며 “대서양 관계에 대해 노력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과 일하는 것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독일 주둔 병력 감축 계획이 양국 정상 간 갈등과 관련 있느냐는 질문에 메르츠 총리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최근 며칠 동안 들은 내용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며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긴 해도 놀랄 만한 일은 아니며, 보복으로 볼 필요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메르츠 총리는 미국이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집권 시절인 2024년 약속한 토마호크 중거리 미사일의 독일 배치 가능성도 낮다고 말했다.

그는 “객관적으로 볼 때 현재로서는 미국이 이런 종류의 무기를 제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내가 틀리지 않았다면, 미국이 자체적으로 충분한 수량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 등으로 인해 미국의 무기고에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메르츠 총리의 이번 발언은 이란 전쟁 비판에 분노한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 주둔 미군 감축과 유럽연합(EU)산 자동차 관세 인상으로 응수, 양국 관계가 전례 없이 얼어붙은 가운데 나온 것이다.

메르츠 총리는 지난달 27일 독일 서부의 한 김나지움(중·고등학교)을 방문해 학생들과 토론 도중 미국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 분명한 전략 없이 임하고 있으며, 미국 전체가 이란에 의해 굴욕을 당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과 에너지 문제를 포함해 망가진 자신의 국가를 고치는 데 더 집중하라”, “독일 총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데(그는 그 문제에서 완전히 무능했다!)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는 등의 발언으로 메르츠 총리를 연일 직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급기야 주독 미군 중 약 5000명을 6∼12개월 안에 철수 조치한다는 지시를 내리고, EU에서 생산된 승용차와 트럭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10%포인트 인상하겠다고 발표해 이란전에 비협조적이었던 유럽 동맹국을 향한 보복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근홍 기자
이근홍

이근홍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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