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상을 위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지난해 여름 양측이 체결한 무역 협정을 존중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이 자동차 관세를 실제 인상할 경우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통상위협대응조치(ACI)를 발동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5일(현지시간)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 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프랑스 파리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지난해 7월 EU와 미국이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체결한 무역 합의를 지킬 것을 요구했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양측 통상 대표가 주요 7개국(G7) 통상 장관 회의를 계기로 따로 만나 약 1시간 30분간 현안을 논의했다면서 “셰프초비치 위원은 15% 관세율을 포함해 턴베리에서의 합의된 조건으로 신속히 돌아갈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EU산 자동차에 25%의 품목 관세를 부과했다가 EU와 무역 합의에 따라 지난해 8월부터 이를 15%로 낮췄다. 그러나 지난 1일 EU가 무역 합의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며 EU산 승용차와 트럭에 다시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국-이란 전쟁을 두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 비난한 것에 대한 보복성 조치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아르메니아와 첫 정상회담차 예레반을 방문 중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이날 “합의는 합의”라며 미국에 협정 준수를 촉구했다. 그는 EU가 협정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도 일축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EU가 통상위협대응조치(ACI)라는 강력한 수단을 쓸 채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불안정’이라는 위협을 휘두르고 있으며, EU는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을 이미 갖추고 있고 필요할 경우 이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CI 발동 카드를 꺼낼 것을 거듭 촉구한 것이다.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ACI는 EU나 회원국을 경제적으로 위협하는 제3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고 전략 물자 수출 제한, 서비스와 외국인 직접투자, 공공 조달 등을 제한하는 조치다. 법제화 후 실제 발동된 사례는 없다.
박상훈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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