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탁구대표팀. 대한탁구협회
한국 남자탁구대표팀. 대한탁구협회

런던 = 정세영 기자

“한 번 잡았으니, 또 못 잡을 이유도 없다.”

한국 남자탁구가 2026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중국을 꺾은 자신감을 안고 본선 토너먼트(32강) 일정을 소화 중이다.

장우진(세아), 안재현(한국거래소), 오준성(한국거래소), 임유노(국군체육부대), 김장원(세아)으로 구성된 남자대표팀은 5일 밤(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OVO 아레나 웸블리에서 열린 대회 남자부 32강전에서 슬로바키아를 매치스코어 3-0으로 완파했다.

한국의 다음 상대는 인도를 꺾고 올라온 오스트리아다. 남자대표팀은 7일 오전 열리는 16강 오스트리아전에서 승리하면 8강에서 세계 최강 중국과 다시 만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국은 세계탁구의 가장 높은 벽. ‘만리장성’을 넘는 일은 언제나 버겁다. 그러나 남자대표팀은 이미 한 번 그 벽을 넘었다. 남자대표팀은 지난 3일 중국과의 남자부 시드 배정 리그 2차전에서 매치스코어 3-1로 이겼다. 남자대표팀이 국제 탁구 단체전에서 중국을 격파한 것은 지난 1996년 싱가포르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 이후 무려 30년 만이다.

한국의 승리는 중국에도 뼈아팠다. 중국은 2000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대회 이후 이어온 세계선수권 단체전 무패 행진을 26년 만에 마감했다.

한국 남자탁구대표팀. 대한탁구협회
한국 남자탁구대표팀. 대한탁구협회

대회가 열리고 있는 런던에서도 한국 남자대표팀의 중국전 승리는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ITTF 공식 홈페이지는 한국의 승리를 주요 뉴스로 다뤘고, 현지에 파견된 중국 매체들은 내부 전력 문제를 짚는 기사를 내보내는 등 적잖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이날 한국-슬로바키아전이 끝난 뒤에도 공동취재구역에서는 중국 매체들이 한국 선수들에게 꽤 긴 시간 질문을 이어갔다.

한국 선수들의 자신감도 어느 때보다 컸다. 중국전에서 2단식과 4단식을 모두 따내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된 오준성은 32강전을 마친 뒤 “이미 한 번 이겼고, 이번 승리로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 왕추친은 물론 뛰어난 선수지만 이겨본 적이 있다. 최선을 다해 경기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장우진(가운데). 대한탁구협회
장우진(가운데). 대한탁구협회

남자대표팀의 에이스 장우진도 “오히려 중국 선수들이 더 큰 압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중국은 스웨덴에도 졌다. 탁구는 사람이 하는 경기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왕추친(세계랭킹 1위)이 있다고 해서 우리가 무조건 이기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에서 단식 3번 주자로 나서고 있는 안재현은 “량징쿤이나 린스둥이 나올 수 있는데, 모두 한 번씩 이겨본 선수들”이라면서 “재미있게 잘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자대표팀의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분위기다. 특히 중국을 넘은 기억은 남자대표팀 안에 분명한 자신감으로 남았다. 한국 남자 탁구가 도전자가 아니라, 다시 한 번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품고 ‘만리장성’ 앞에 다시 설 준비를 하고 있다.

정세영 기자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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