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월드컵 트로피. 뉴시스
FIFA 월드컵 트로피. 뉴시스

내달 개막하는 ‘2026 국제축구연맹(피파·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 팬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미국에선 한 달간 축구만 봐도 7000만 원이 넘는 보수를 받는 ‘꿈의 직장’이 등장한 반면, 정작 개최국인 멕시코 서민들에겐 천정부지로 치솟은 티켓값과 주거비 탓에 ‘남의 나라 잔치’가 됐다는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USA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방송사 폭스 스포츠와 구인 플랫폼 인디드는 월드컵 전 경기를 관람하며 보수를 받는 ‘월드컵 최고 관람자(Chief World Cup Watcher)’ 모집에 나섰다. 선발된 1명은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마련된 전용 유리 큐브 공간에서 6월 11일 개막전부터 7월 19일 결승전까지 총 104경기를 모두 시청하게 된다.

보수는 무려 5만 달러(약 7300만 원). 폭스 스포츠 측은 “역사적인 대회에 걸맞은 역사적인 채용”이라며 “열정적인 지원자에게 ‘인생 최고의 직업’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원자는 SNS에 자신이 적임자인 이유를 영상으로 올려 응모할 수 있으며, 최종 합격자는 내달 6일 MLB 중계 방송을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될 예정이다.

하지만 화려한 뉴욕의 이벤트와 달리, 또 다른 개최지인 멕시코의 민심은 싸늘하게 식어있다. CNN은 같은 날 “월드컵 티켓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서민들에게 직관은 가닿을 수 없는 꿈이 됐다”고 보도했다. 현재 멕시코에서 열리는 본선 경기의 티켓 가격은 3000달러(약 440만 원)에서 최대 1만 달러(약 1470만 원) 수준이다. 멕시코 최저임금 수령자가 한 달을 꼬박 일해도 1만 페소(약 85만 원)를00 벌기 힘든 현실을 감안하면, 석 달 치 월급을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겨우 제일 싼 좌석 하나를 구할 수 있는 셈이다.

심지어 미국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결승전 티켓은 최대 300만 달러(약 44억 원)까지 치솟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피파는 60달러(약 9만 원)짜리 저가 티켓을 배포하며 진화에 나섰으나, 실질적인 혜택이 서민들에게 돌아갔는지는 미지수다.

설상가상으로 월드컵 특수를 노린 집주인들이 아파트를 에어비앤비 등 단기 숙박업으로 전환하면서 임대료까지 폭등, 현지 청년들의 주거난을 심화시키고 있다. 역대 최다인 48개국이 참가하는 ‘메머드급’ 대회를 앞두고, 누군가에겐 7000만 원짜리 꿀알바가 된 월드컵이 개최국 서민들에겐 ‘물가 폭탄’이라는 고통의 전주곡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승주 기자
이승주

이승주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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