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트로트 스타들이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과 음악 예능을 통해 무대의 중심에 서고 있다. 한때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트로트는 이제 세대를 아우르며 새로운 문화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많은 이는 트로트가 일본의 엔카(演歌)에서 비롯됐다고 여긴다. 이 주장은 일정 부분 근거가 있다. 일제강점기라는 역사적 상황 속에서 일본 대중문화가 한반도에 유입됐고, 그 과정에서 엔카 또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초기 트로트의 음계, 창법, 정서 표현에서 일본 음악과 닮은 점이 발견된다. 다만 이를 곧바로 기원으로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트로트의 음악적 특징을 살펴보면 ‘뽕짝’이라 불리는 리듬이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이는 2박자 계열의 반복적이고 경쾌한 패턴으로, 대중이 쉽게 익히고 기억할 수 있는 구조를 지닌다. 그러나 이 같은 리듬은 일본 엔카만의 고유한 형식이라기보다 20세기 초 서구 대중음악 전반에서 널리 쓰이던 양식과 맞닿아 있다. 당시 유행한 춤곡이나 샹송 계열 음악에서도 유사한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트로트라는 명칭 역시 같은 맥락을 보여준다. ‘트로트(trot)’는 미국에서 유행한 사교춤이자 음악 형식인 폭스트롯(foxtrot)에서 유래한 말이다. 폭스트롯은 2박자 계열 리듬을 바탕으로 한 경쾌한 음악으로, 유럽과 미국 대중문화 속에서 발전했다. 즉, 트로트라는 이름 자체에 이미 서구 음악의 영향이 반영돼 있다.

일본의 엔카 역시 전통음악이라기보다 서구 음악 요소가 결합된 근대 대중음악 장르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한국에 유입된 음악을 ‘일본 고유의 산물’로만 이해하기보다, 서구적 요소가 결합된 형태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도서관닷컴 대표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