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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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비만·당뇨 치료제 ‘마운자로’가 머크의 항암제 ‘키트루다’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에 올랐다. 비만 치료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글로벌 제약업계의 무게중심도 항암제 중심에서 비만·당뇨 치료제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 각 제약사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마운자로가 올해 1분기 87억 달러(약 12조6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79억 달러에 그친 키트루다를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키트루다는 2023년 1분기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를 제치고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에 오른 이후 약 3년 만에 선두 자리를 내주게 됐다.

릴리의 또 다른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까지 합산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마운자로와 젭바운드는 모두 티르제파타이드 성분 기반 치료제다. 두 제품의 올해 합산 매출은 365억 달러로 같은 기간 키트루다 매출(316억 달러)을 크게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비만 치료제 시장 확대가 제약업계 판도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BMO캐피털마켓의 에반 세이거먼 전무는 “키트루다 시대에서 티르제파타이드 시대로 중심축이 이동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고려하면 놀랍지 않은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항암제와 비만 치료제 시장의 구조 자체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키트루다는 2014년 승인 당시 말기 암 환자의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혁신 치료제로 평가받으며 고가 전략이 가능했지만, 티르제파타이드는 생명을 직접 위협하지는 않더라도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비만 환자 수백만명을 대상으로 폭넓게 처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릴리의 비만 치료제가 세계 최대 매출 의약품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은 수년 전부터 제기돼왔다. 릴리는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과 ‘위고비’보다 늦게 시장에 진입했지만 공격적인 생산 확대와 처방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빠르게 늘어났다.

특히 비만 치료제 공급 부족으로 복제약이 등장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약가 인하 압박으로 GLP-1 계열 치료제 가격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반면 머크는 키트루다 특허가 2028년 만료될 예정인 만큼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머크는 최근 항암제와 면역질환 치료제 분야 신약 공급망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연 기자
정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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