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지난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1.7%로 높아지고 4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6%로 5년 반 만에 가장 크게 오르자 향후 한국은행의 금리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다 신현송 한은 신임 총재의 취임도 금리 및 외환정책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신 총재가 헬렌 레이 런던비즈니스스쿨(LBS) 교수와 함께 정립한 글로벌 금융사이클 이론이 있다. 이는 향후 한은의 금리 및 외환정책에 많은 정책적 시사점을 줄 것이다.
먼저, 통화정책을 전환할 가능성이 전망된다. 글로벌 금융사이클은 국제자본이동과 통화정책에 대한 기존의 정책 패러다임을 비판한다. 글로벌 자본 흐름은 미국과 신흥 시장국과의 금리 차이 때문이라기보다는 글로벌 은행들의 위험 회피 성향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이다. 즉, 글로벌 은행들의 신용 공급은 시카고옵션거래소의 공포지수인 VIX에 의해, 그리고 VIX는 미국 금리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결국, 미국 금리가 국제 자본 흐름을 결정하기 때문에 신흥 시장국이 금리인상으로 대응하더라도 자본유출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게 된다.
그러나 금리인상은 비록 자본유출을 막기는 어렵지만, 대출을 줄여서 금융안정성을 높이고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어 필요하다. 그동안의 저금리와 재정적자 확대로 시중 유동성이 늘어나면서 자산가격 버블이 우려된다. 또한, 중동 전쟁 이후 확대된 재정적자를 보전하기 위한 국채 발행 증가로 미국 금리 또한 높아져 자본유출 우려도 커질 수 있다. 금융안정을 위해 금리인상 기조로 통화정책이 전환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거시 건전성 감독도 강화될 것이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사이클은 금융안정을 중요시한다. 통화정책의 목표에 물가안정과 경기 진작 외에 금융안정을 추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거시 건전성 감독을 위해서는 금융회사의 과도한 해외투자나 외화차입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며 감독 강화가 전망된다. 과거에도 신 총재는 은행의 외화차입에 대해 부담금을 부과하는 거시 건전성 3종 세트를 시행해 환율을 안정시킨 사례가 있다.
자본이동에 대한 규제나 외환시장 개입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과도한 자본 유출입이나 환율의 변동성은 금융안정을 훼손할 수 있다. 이러한 주장은 1990년대 자유로운 자본이동을 강조하던 ‘워싱턴 컨센서스’에 반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금융안정을 위해 과도한 자본유입(surge)이나 갑작스러운 자본유출(sudden stop)에 대한 규제와, 환율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다. 또한, 금융안정을 위해 거시 건전성 감독이나 자본이동 규제 및 외환시장 개입 등의 다양한 정책조합(IPF)을 통화정책과 함께 시행할 것을 제안한다. 글로벌 금융사이클 또한 금융안정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정책 제언의 이론적 배경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과도한 자본 유출입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내국인의 대미 주식 투자 증가로 환율이 급등해 수입물가 상승으로 통화정책은 경기침체와 물가상승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져 있다. 여기에 과잉유동성으로 자산 가격 버블붕괴와 부채위기의 위험도 높아져 있다, 통화 당국은 금리·외환정책 전환으로 금융안정성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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