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항소심 ‘23 → 15년형’

 

계엄당일 문건 받은 것 근거로

“국헌문란 목적 인식했다” 판단

1심 주요 혐의 대부분 유죄

‘위증’ 일부는 무죄로 뒤집혀

선고 기다리는 한덕수

선고 기다리는 한덕수

한덕수(가운데) 전 국무총리가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생중계 캡처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주요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을 적극적으로 주도하지 않은 점 등이 참작돼 원심보다 형량이 8년 줄었다.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 12-1부(이승철·조진구·김민아)는 7일 오전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은 계엄에 따른 조치가 위헌·위법하고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었다는 점을 인식했다”며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내란 방조가 아닌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적용해 한 전 총리가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행위를 인식했다”고 판단했다. 계엄 당일 한 전 총리가 대통령 집무실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관련 문건을 받은 것이 주요 판단 근거로 작용했다. 위헌·위법한 계엄 문건을 보고도 윤 전 대통령에게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고, 의사 정족수를 충족하기 위해 국무위원들에게 전화하는 등 헌법상 국무회의 외관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내란에 종사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국무위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말리는 데 별다른 의견이 없었다”고도 판단했다.

다만 국무총리로서 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부작위’에 대해서는 일부 파기됐다. 한 전 총리가 국무위원들에게 계엄 관련 문건에 서명을 요구했다는 부서 행위는 무죄로 봤다.

사후 계엄 문건을 작성하고 임의로 이를 폐기한 혐의는 허위공문서 작성·공용서류손상·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에 모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김주현 전 민정수석,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 등과 함께 계엄 선포 이후 ‘비상계엄 선포문’ 표지를 만들고 폐기한 사실을 인정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문건을 주는 것도 보지 못했다’는 한 전 총리의 헌법재판소 증언은 “허위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뒤집혔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에 대해 원심보다 8년 적은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는 특검이 1심에서 최초 구형한 형량과 동일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행정부의 2인자로서 내란 가담의 편에 섰고 사후 범행까지 저질렀다는 점에서 죄책이 무겁다”면서도 “내란을 사전에 모의하거나 조직적으로 주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볼 만한 자료는 찾을 수 없다”고 했다.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의결되자 윤 전 대통령을 대리해 계엄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를 주재한 점 등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됐다.

이날 검은 정장 차림의 한 전 총리는 선고 내내 굳은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하거나 한숨을 쉬었다. 변호인단은 “한 전 총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비상계엄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며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최영서 기자, 노민수 기자
최영서
노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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