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전쟁 중인 이란이 중동 지역 미군 기지 내 최소 228개의 군사 자산을 타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위성 이미지 분석 결과 미군이 이란의 정밀 타격 능력과 드론전 위협을 과소평가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지난 2월 28일 전쟁 발발 이후 4월 14일까지의 위성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중동 지역 15개 미군 기지에서 총 228개의 군사 자산이 손상되거나 파괴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공식 인정했거나 기존 언론 보도로 알려진 피해 규모보다 훨씬 큰 수준이라고 WP는 전했다.
분석 결과 손상된 자산에는 병사 숙소와 격납고, 창고 건물 등 구조물 217개와 위성통신 시설, 패트리엇 미사일 장비, 발전소·연료 저장고 등 주요 군사 시설 11개가 포함됐다. 요르단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레이더와 사우디아라비아 공군기지의 미군 공중조기경보통제기(E-3 센트리) 피해 사실도 다시 확인됐다고 WP는 전했다.
위성 이미지를 분석한 전문가들은 미군이 이란의 타격 능력을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다. 마크 캔시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이란의 공격은 매우 정밀했다”며 “무작위 폭격 흔적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켈리 그리코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도 미군이 이란의 표적 정보 수집 능력과 요격 미사일 재고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자폭 드론 공격에 대한 미군 대응 취약성도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해군분석센터의 데커 이블레스 연구분석관은 “드론은 탑재량은 적지만 요격이 어렵고 정확도가 높아 더 큰 위협이 된다”고 설명했다. 맥시밀리언 브레머 스팀슨센터 비상임연구원은 “전장이 점점 더 투명해지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며 “미군도 기지 주변에서 방어적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란군이 병영과 숙소 등 ‘소프트 타깃’을 의도적으로 겨냥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위성사진 분석업체 ‘컨테스티드 그라운드’의 윌리엄 굿하인드 조사관은 “체육관과 식당, 숙소 등이 공격 대상에 포함됐다”며 “이란이 미군 인명 피해 확대를 노린 정황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란의 공격이 미군의 대이란 폭격 능력을 결정적으로 약화시킨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일부 피해는 미국의 기만 작전 결과일 가능성도 있으며, 미군이 요격 미사일을 아끼기 위해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자산의 피격을 감수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중부사령부는 WP 분석 결과에 대한 구체적 논평은 거부했지만 “미군 기지 피해 평가는 복잡하며 경우에 따라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WP는 이란 매체가 공개한 위성 이미지와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 위성 이미지, 상업 위성업체 플래닛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비교 분석한 결과 조작된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지연 기자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