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의 서열을 매겨 보자. 몸집을 기준으로 하면 소가 가장 앞서고 닭이 맨 뒷자리이지만, 이미 ‘고기’를 붙인 순간 음식이 되니 기준을 바꿔야 한다. 전 세계의 소비량을 기준으로 하면 순위는 역전돼 닭고기가 맨 앞을 차지하고 차례로 돼지고기와 쇠고기가 뒤를 잇는다. 그런데 음식에서 최우선으로 치는 맛을 기준으로 하면 쇠고기를 가장 앞세우는 이가 많을 것이다. 본연의 맛 때문이기도 하지만 상대적으로 귀하니 그리 느껴지기도 한다.
이래저래 쇠고기는 돼지고기보다 형님 취급을 받지만 그렇지 않은 사례도 종종 있다. ‘우삼겹’이 바로 그것인데 소를 가리키는 ‘우(牛)’와 삼겹살에서 ‘삼겹’만 떼어 만든 이름이다. 몸집이 큰 소와 돼지는 부위별로 이름이 붙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부위는 특이하다. 굳이 쇠고기인 것을 이름 앞에 밝히고 돼지고기를 대표하는 부위인 삼겹살을 가져다 붙인 것이다. 결국, 쇠고기 중에 돼지고기의 삼겹살과 비슷한 부위를 찾아 이름을 붙인 것이다.
우삼겹은 소의 뱃살 중 아랫부분으로 양지와 겹치기도 한다. 살코기와 지방이 차례로 겹쳐 세 겹 이상의 층을 이루니 정확한 이름은 아니다. 그러나 살코기와 지방이 어우러지는 고소한 맛이 돼지고기의 삼겹살과 비슷한 맛을 낸다. 국을 끓일 때 많이 쓰이는 부위이기는 하지만 삼겹살의 인기에 힘입어 구이용으로 개발한 것이다.
이 부위는 ‘업진살’이란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우리말로 아무리 분석해도 정체를 알 수 없는 말인데 이 이름이 몽골어에서 유래했다고 보기도 한다. 어떤 부위이든 이름이 있다는 것은 그 부위의 생김이나 맛이 구별된다는 것이기도 하다. 몽골어를 빌려 이름을 지었든, 삼겹살의 인기에 편승해 이름을 차용했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부위라면 그것으로 족하다. 쇠고기를 부위별로 정형하는 이, 그것을 가져다 음식으로 개발하는 이의 노고와 정성이 담겨 있으니.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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