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창원·강원씨 ‘백자청화이진검묘지·순종예제예필현판’ 전달

 

日 고미술 경매서 ‘현판’낙찰

‘묘지’ 조선명필 이광사 작품

8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에 ‘순종예제예필현판’과 ‘백자청화이진검묘지’를 기증한 김강원(왼쪽)·김창원 형제.  뉴시스
8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에 ‘순종예제예필현판’과 ‘백자청화이진검묘지’를 기증한 김강원(왼쪽)·김창원 형제. 뉴시스

“동생이 계속해서 기증을 해왔으니 저도 기회가 되면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침 좋은 유물이 있길래 연락을 드렸죠.”

조선 후기 명필로 손꼽히는 이광사가 쓴 ‘백자청화이진검묘지’를 기증한 김창원 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가 언급한 동생은 일본에서 고미술 거래소 ‘청고당’을 운영하는 김강원 대표. 두 형제는 8일 기증식을 통해 국외로 반출됐던 ‘백자청화이진검묘지’와 ‘순종예제예필현판’을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에 전달했다. 이들은 기증식에 앞서 7일 만난 자리에서 “상품으로 해외에 나가지 않은 유물은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환수한 ‘순종예제예필현판’은 지난 2024년 겨울, 김 대표가 일본에서 열린 고미술 경매에서 일본인 경쟁자와의 치열한 경합 끝에 낙찰받았다. 김 대표는 “경매 당시에는 ‘나무 현판’이라고만 소개됐지만 조선왕실 유물이라는 확신이 있어 꼭 낙찰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 현판은 1892년쯤 제작된 것으로 당시 세자였던 순종이 어머니 명성황후의 생신을 축하하며 고종과 명성황후의 장수를 기원하며 남긴 글이다. 여기서 ‘예제예필’은 조선 왕세자(또는 왕세손)가 남긴 필적을 뜻한다. 명성황후의 생일을 ‘천추의 경사스러운 날’이라 단아한 정자로 썼는데, 특히 글씨를 녹색으로 칠한 것은 왕실 현판 중에도 흔치 않은 사례다.

형인 김 씨가 일본 도쿄의 고미술 상가에서 발견했다는 ‘백자청화이진검묘지’는 고인의 생애와 행적을 적어 무덤에 함께 묻은 유물이다. 이진검의 아들이자 조선의 명필인 이광사의 글씨라는 점에서 서예사적으로 연구 가치가 높다. 김 씨는 “가게의 한쪽 구석에 진열돼 있었고 큰 관심을 받던 물건은 아니었다”며 “묘지에 적힌 ‘광사’라는 글자에 놀라 구매를 했는데 기증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동생인 김 대표는 이번이 벌써 네 번째 문화유산 기증이다. 2021년부터 ‘백자청화김경온묘지’ 등을 세 차례에 걸쳐 기증했다. 형인 김 씨도 각오를 다졌다. “인물도 이쪽(동생)보다 낫지 않나요. 동생에 뒤지지 않게 저도 한번 노력해보겠습니다.”

신재우 기자
신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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