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년미혼 56만명

 

“책임질 가족 없으니 여유 많아”

돈 많이 벌면 외로움 덜 느껴

 

소비 습관도 2030과 유사해져

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 애용

결혼·육아 대신 경제적 여유와 혼자만의 삶을 누리려는 이른바 ‘중년 미혼’들이 크게 늘고 있다. 4050세대 중년 미혼들은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삶의 만족도 역시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최근에는 소비 패턴도 갈수록 2030세대와 유사해지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혼인 A(43) 씨의 주말은 여느 20대와 다를 바 없다. 그에게 주말은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거나 당구나 골프 등 취미 생활을 즐기는 오롯이 본인을 위한 시간이다. A 씨는 “주변에 결혼 안 한 또래들은 나랑 비슷한 생활 패턴을 갖고 있다”며 “소득은 크게 늘었는데 젊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시간적 여유는 많고 아내와 아이도 없으니 책임질 게 적은 덕분”이라고 말했다.

8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년 미혼들의 소비 습관은 2030세대와 유사한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BC카드 분석에 따르면 ‘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 브랜드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 가운데 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5%로 집계됐다. 이는 20대(27%), 30대(28%)와 비슷한 수준이다. 해당 브랜드들은 2030세대가 주로 소비하는 브랜드로 여겨진다. BC카드 관계자는 “트렌드 소비에 있어 2030세대가 먼저 반응한 뒤 4050세대로 확산되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얼마 전 공개한 ‘세대별 소비 성향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서도 40대는 각종 취미·운동·오락시설(헬스장, 스크린골프 등) 이용 관련 소비가 늘어나는 등 ‘자기 만족형 소비’가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자기 관리와 나만의 경험을 중시하며, 스스로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2030세대의 소비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모습이다.

서울시가 서울서베이와 국가데이터처 자료를 토대로 발간한 ‘서울시 중년 미혼의 삶’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의 40∼59세 중년 인구는 274만299명으로 이 가운데 미혼은 56만323명을 기록, 20.5%를 차지했다. 4050세대 5명 중 1명꼴로 미혼인 셈이다.

중년 미혼들은 특히 소득이 높을수록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50대 초반 미혼 여성 B 씨는 “대학 강사로 일하고 있는데 나 한 명 먹여 살리기엔 충분할 정도로 벌고 있다”며 “공부하고 뮤지컬을 보는 등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으면 결혼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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