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오는 19∼20일 경북 안동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직 양국의 공식 발표는 없지만,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하고 최근 일본 경호팀이 안동 현장 점검을 마쳤다는 얘기도 들린다. 방한이 이뤄지면, 이재명 대통령의 지난 1월 나라(奈良)현 방문 후 4개월 만의 답방이 된다. 일본 중의원 선거를 20여 일 앞두고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이자 지역구가 있는 나라시를 찾았고, 이번에는 6·3 선거를 앞두고 다카이치 총리가 이 대통령의 출신지를 찾는 ‘정치적 품앗이’로도 비친다.

이런 정치적 논란도 있을 수 있지만, 현시점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방한은 의미가 크다. 우선, 양국 정상의 셔틀 외교가 자리를 잡아간다는 측면도 있다. 시기적으로도 중요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오는 14∼15일)은 미·중 관계는 물론 국제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 그 직후에 한·일 정상이 만나는 것은 공동 대응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호르무즈 해협 항행의 자유 문제는 물론, 북핵 및 AI·첨단 테크놀로지, 에너지, 고령화 등 공통 의제가 많다.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가 최근 아산 플래넘에서 제안한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 문제나 일본이 주도권을 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문제도 있다.

북한 김정은이 헌법에까지 핵사용권을 명시한 데 대한 한일 대응책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양국 외교·국방 차관이 7일 서울에서 안보정책협의회를 가진 것은 주목된다.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에 따라 마련된 국장급 회의체가 차관급으로 격상된 것도 각별하다.

한가지 의미를 더 덧붙이자면, 안동은 이육사·이상룡 등 많은 항일 운동가를 배출한 지역이기도 하다. 적절한 수준에서 불행한 과거를 돌아볼 기회를 갖는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러면 선거용 논란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1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