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시 퇴근 이후

 

산업통상부 ‘그림 동호회’

매년 청사서 전시회 열어

산업통상부 ‘그림동호회’ 회원들이 지난 4일 세종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청사(13-1동) 545호에서 미술 수업을 듣고 있다.  산업부 제공
산업통상부 ‘그림동호회’ 회원들이 지난 4일 세종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청사(13-1동) 545호에서 미술 수업을 듣고 있다. 산업부 제공

“머릿속이 일 때문에 스파게티처럼 엉켜 있더라도 그림으로 풀고 여백을 만들면 다시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요.”

지난 4일 오후 세종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부 청사(13-1동) 545호는 캔버스와 연필이 만나 만드는 ‘사각사각’ 소리로 가득했다. 점심시간이지만 숟가락과 젓가락 대신 연필과 붓을 들고 또 다른 세상에 몰입한 산업부 ‘그림동호회’ 회원들이 만들어 내는 소리다.

그림동호회는 산업부가 정부과천청사에 위치했던 지난 2008년부터 현재까지 약 18년째 운영되고 있는 장수 동호회다. 정부세종청사로 옮겨 운영된 것도 횟수로 13년 차다.

주 1회 미술선생님을 초빙해 수채화 그림을 배우던 것이 2019년부터는 아크릴화로 전환해 수업을 진행할 정도로 개개인의 실력이 늘었다. 이후 수업도 주 2회로 늘렸고 시간 역시 점심시간으로 옮겼다. 동호회 총무인 박미언 산업부 주무관은 “다른 부처 미술동호회에 가입해 활동하다가 산업부에 그림동호회를 만들게 됐다”며 “최근에는 그간 그린 그림 중 가장 크기가 크고 미세 묘사가 필요한 ‘접시꽃’을 그리고 있다”고 했다.

그림동호회는 매년 12월 산업부가 위치한 청사 건물 3층 휴게공간에 전시회를 연다. 2024년부터는 회원들의 그림이 산업부 장·차관실 외벽과 각층(3층~6층) 복도를 메우고 있다. 최근에는 청사 밖인 세종 세종동 ‘카페세종리’ 카페에서 전시회를 진행할 정도다. 박 주무관은 “작가의 취향과 감성, 인생이 녹아 있는 그림은 모든 예술 중에서도 단연 최고”라고 했다.

지난 4일 산업통상부 그림동호회 회원들의 그림이 세종 세종동 ‘카페세종리’ 카페에 전시돼 있다. 산업부 제공
지난 4일 산업통상부 그림동호회 회원들의 그림이 세종 세종동 ‘카페세종리’ 카페에 전시돼 있다. 산업부 제공

그림동호회는 동호회 방이 크지 않은 탓에 회원 수가 14명인 소수로 운영된다. 그럼에도 항상 입회 신청이 쇄도하는 인기 동호회다.

회원들은 인기의 비결을 그림을 그리며 얻는 몰입의 경험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신경선 산업부 서기관은 “업무 잔상이 퇴근 후까지 이어져 머릿속에 일을 담고 하루를 마무리하곤 하는데 그런 일상이 그림을 그리면서 줄게 됐다”며 “일주일에 두 번, 총 두 시간 남짓이지만 일로 스파게티처럼 엉켜있는 머리에 여백을 만드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밝혔다.

그림을 그리면서 익숙했던 것들을 다시 보는 것과 대상을 집중해 관찰하는 일도 업무에 도움이 된다. 라정인 산업부 사무관은 “매번 지우고 그리고를 반복하지만 그림이 완성돼 가는 과정에서 대상을 새롭게 볼 수 있는 시각과 비슷하게 애쓰는 작업 등을 배운다”고 말했다.

신병남 기자
신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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