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가 4년 만에 재개된 첫날부터 예상대로 ‘매물 잠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이 6만5682건(실거래 앱 ‘아실’)으로 지난 9일 6만8495건보다 2813건(4.1%)이 줄었다. 다주택자들이 매도를 포기하고 버티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제 2주택 이상 보유자는 20∼30%P의 가산세율이 붙고, 3주택 이상의 경우 최고 세율이 82.5%(지방세 포함)로 올라가는 등 매도 퇴로를 막았으니, 거래 위축은 보나 마나다.

서울 아파트 값은 지난주에 전주 대비 0.15%(한국부동산원) 상승했다. 전셋값도 0.23% 오르며 10년 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정부가 지난 1월 말 양도세 중과 부활을 예고한 뒤 집값이 하향 안정세로 돌아서는 듯했으나, 매물 짜내기 같은 압박이 더는 통하지 않는 것이다. 근본 원인은 누적된 공급 부족, 거기에 토지거래허가제와 다주택자 규제 등으로 실거주 압력이 커진 것이다. 매매를 포기한 집주인들이 다시 세를 놓으면서 전월세 물량이 다소 늘었다지만, 결코 낙관할 상황은 아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SNS에 “비거주 1주택자 등에 대해서도 토지거래허가 예외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이러는 사이에 서민 주거 환경은 악화일로다. 1·29 대책에서 밝힌 수도권 6만 가구 공급 계획은 핵심 입지 협의조차 끝내지 못한 상태다. 인허가 패스트트랙을 적용해 속도를 내야 한다. 민간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는 획기적 대책도 필요하다. 규제 중심의 대책을 시장 중심으로 대전환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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