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미사일 패턴은 아냐”
지난 4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이던 HMM 나무호를 타격한 정체 미상의 비행체에 대해 정부는 “예단하지 않겠다”며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이란제 자폭 드론이 유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11일 “일반 정찰용 드론이 단순 충돌한 것이라기보다 폭발물을 탑재한 자폭형 무인항공기(UAV), 소형 순항체, 또는 해상표적 공격용 저고도 비행체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 연구위원은 “타격 부위가 선체 상부에 가까운 위치였고, 폭발 충격으로 선체와 기관실 계통까지 영향을 받았다는 점에서 수면 위 또는 매우 낮은 고도에서 접근해 충돌·폭발한 형태”라고 했다. 한 외교소식통도 “아직 정밀 조사가 남아 있긴 하지만 정황상 공격 주체는 이란이 맞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비행체가 이란의 샤헤드 계열이나 아라시 계열 자폭 드론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윤용현 국민대 미래모빌리티학과 특임교수는 “같은 위치를 두 번 연달아 공격하는 ‘더블 탭’ 패턴으로 볼 때 순항미사일이 아닌 드론 공격으로 추정된다”며 “순항미사일은 같은 위치에 정확히 두 발 모두 명중시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형석 한국대드론산업협회 드론센터장은 “아라시 계열 자폭 드론이 동원됐을 것”이라고 했다. 아라시 드론은 이란제 대표 드론인 ‘샤헤드-136’과 비슷한 외형을 갖췄지만, 이보다 높은 장거리 타격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습득한 비행체 엔진 잔해 등을 국내로 가져와 정밀 분석한다는 방침이다. 외교소식통은 “1차 조사는 육안 관찰에 주안점을 뒀고, 감식 장비 등을 통해 정밀 조사하려면 국내로 옮겨 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2차 조사단을 HMM 나무호가 있는 두바이로 파견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보다 구체적인 비행체 확인을 위해 폭발물 성분과 공격 방향, 주변 레이더 기록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권승현 기자, 정충신 선임기자, 이정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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