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MM 나무호’ 비행체 타격 확인

 

“잔해 분석 필요”… 여전히 조심

“경위 더 파악”… NSC 소집 안해

 

美·이란 전쟁 속 ‘등거리 외교’

野 “李, 선원 위험한데 입꾹닫”

그래픽 = 전승훈 기자
그래픽 = 전승훈 기자

외교부가 한국 선사 화물선 HMM 나무호의 폭발 원인이 ‘비행체에 의한 외부 타격’이라고 발표했음에도, 청와대와 정부는 1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추가 소집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번 공격 주체를 이란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외교적 파장을 우려한 과도한 ‘신중 모드’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나무호 피격 후속 조처 관련 NSC 상임위원회나 실무조정회의 개최 여부를 묻는 문화일보 질의에 “당장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고 경위를) 더 파악하고, (관련국들과) 더 소통한 이후에 더 논의할 것이 있는지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이날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언론과 만나 “신중하게 조금 더 파악할 것이 남아 그것을 판단해야 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청와대는 전날(10일)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가 참여한 가운데 나무호 피격 이후 첫 NSC 실무조정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월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균형에 입각한 ‘등거리 외교’를 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비공식 파병 요청에는 사실상 선을 긋고, 이란과도 안정적 관계를 유지해 왔다. 특히 전쟁 발발 후 이란에 특사를 파견한 서방국가는 한국이 유일했다. 양국 외교장관도 3차례 통화해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선박들의 통항 재개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안보·군사전문가들은 이란 자폭 드론이 나무호를 공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으나, 정부는 피격 확인 뒤에도 비행체 잔해에 대한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며 신중 기조를 이어 갔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공격 주체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앞서 외교부는 전날 “4일 미상의 비행체 2기가 약 1분 간격으로 나무호 선미 좌현을 두 차례 타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한·미 양국은 4일 나무호 피격 이후 사고 경위를 놓고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한국 화물선이 혼자 행동하다 이란의 공격을 당했다”고 발언했다. 반면 정부 고위관계자는 6일 “침수나 배가 기울어진 정황이 없어 피격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나무호 피격 당시 양국 간 정보 공유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나무호 공격 주체 확인과 별개로 호르무즈 해협 안정화에 방점이 찍힌 미국 주도 연합체 ‘해양자유연합(MFC)’ 참여를 검토 중이다. 하지만 추가 조사를 통해 이란의 공격으로 확인되면 미국 군사작전 참여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 다만 정부 고위당국자는 “국익 관점에서 먼저 나설 이유가 없다”고 했다.

야당은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CCTV 영상까지 확인하고도 미상 비행체라고 한다”며 “외계인 미확인 비행물체(UFO) 공격이라도 있었다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은 ‘입꾹닫(입을 꾹 닫고 말하지 않음)’하고 우리 선원들 안전이 위태로운 마당에 밤 12시에 부동산 SNS만 올렸다”고 꼬집었다.

나윤석 기자, 이정우 기자, 권승현 기자
나윤석
이정우
권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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