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기념사업회장 강조

“워싱턴서 고종친서 원본 발견

조선 수호 노력 잊지 말아야”

“우리가 1907년 헤이그 특사는 알아도, 1905년 미국에 특사로 간 호머 헐버트(1863∼1949) 박사의 분투는 잘 몰라요. 지금이라도 교과서에 실어 많은 사람이 알아줬으면 합니다.”

호머 헐버트(1863∼1949) 박사.
호머 헐버트(1863∼1949) 박사.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회장 김동진·위 사진)는 지난 6일 미국 워싱턴DC 의회도서관에서 고종 황제가 을사늑약 체결 한 달 전인 1905년 10월 당시 미국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에게 보낸 친서 원본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친서가 121년 만에 발견된 데는 30년 가까이 헐버트 박사 알리미에 나섰던 김동진 회장의 노고가 자리한다. 김 회장은 11일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고종과 헐버트 박사의 을사늑약 저지를 위한 노력이 보다 더 조명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헐버트 박사가 고종의 명으로 미국에 특사로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1998년부터 친서 원본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그 과정에서 헐버트 박사 후손과 협력했고, 기념사업회 인턴들의 노력도 있었다. 올해 3월 중순 기념사업회에서 인턴으로 일하던 앨리스 김 씨가 의회도서관에 고종 친서가 있다는 정보를 알려왔다. 김 회장은 “1905년 고종이 헐버트 박사를 특사로 보낸 노력은 역사학자들도 잘 모르고 외면해왔다”며 “고종이 을사늑약 체결 전부터 국권을 지키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했고, 외국인인 헐버트 박사가 투철한 책임감과 정의감으로 이를 도운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21년 만에 발견된 대미 친서는 2장으로, 일본의 을사늑약 체결 압박이 거셌던 1905년 10월 16일 작성됐고, ‘황제어새’가 찍혔다. 김 회장은 “전통용지에 외교문서로 손색없는 형식을 갖췄고, 선명하게 고종 이름이 찍혀 있다”고 설명했다. 헐버트 박사가 손수 번역한 영문 번역본도 함께 발견됐다. 김 회장은 “일본의 감시가 심해 조선 땅에서 따로 번역도 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JP모간체이스은행 한국 회장 등을 역임하는 등 국제 금융인으로 활동했던 김 회장은 은퇴 후 일제강점기 교육자이자 선교사였던 헐버트 박사 재조명에 매진했다. 김 회장에 따르면 헐버트 박사는 한국에 근대 교육의 씨앗을 뿌린 교육자이자 을사늑약 체결을 방임한 미국을 비판하는 글을 뉴욕타임스(NYT)에 게재한 사상가였다. 올해는 헐버트 박사가 한국에 온 지 140주년 되는 해다. 김 회장은 “헐버트 박사의 헌신을 알리기 위해 추모기념비 건립을 비롯해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우 기자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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