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오픈AI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총기 사용법부터 범행 시간대까지 조언하며 미국 대학 총기 난사 사건의 ‘공범’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피해자 유가족은 생성형 AI의 위험성을 방치했다며 개발사인 오픈AI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10일(현지시간) 미국 N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발생한 미국 플로리다주립대(FSU) 총격사건 희생자 티루 차바의 유족은 이날 플로리다 연방법원에 오픈AI와 피의자 피닉스 아이크너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이 제출한 소장에는 챗GPT가 예비 살인마의 범행을 사실상 ‘가이드’한 정황이 상세히 담겼다. 아이크너가 공유한 총기 사진을 본 챗GPT는 “글록 권총은 안전장치가 없어 스트레스 상황에서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사용법을 조언했다. 특히, “희생자가 2~3명만 나와도 전국적인 관심을 받을 것”이라며 범죄의 파급력을 부추기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범행의 치밀함 뒤에도 AI의 조력이 있었다. 챗GPT는 학생회관이 가장 붐비는 시간으로 ‘평일 오전 11시 30분에서 오후 1시 30분 사이’를 지목했고, 아이크너는 실제로 오전 11시 57분에 방아쇠를 당겼다. 원고 측은 “챗GPT가 아이크너의 망상을 강화하고, 변화를 위해 폭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설득했다”고 주장했다.

사법당국도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 제임스 우트마이어 플로리다주 법무장관은 아이크너의 대화 기록을 검토한 뒤 오픈AI에 대한 형사 수사에 착수하며 “만약 챗GPT가 사람이었다면 살인 혐의로 기소됐을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반면 오픈AI 측은 “비극적인 사건이지만 챗GPT는 범죄 책임이 없다”며 “인터넷 공개 자료를 기반으로 정보를 제공했을 뿐 유해 활동을 조장하지 않았다”고 정면 반박했다.

이번 소송은 생성형 AI의 이용자 성향에 무조건 동조하는 ‘아첨 성향’이 정신적으로 취약한 이용자와 만났을 때 어떤 비극을 초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오픈AI는 이미 캐나다 학교 총격 사건과 10대 소년 자살 사건 등과 관련해서도 잇따라 피소된 상태다.

이승주 기자
이승주

이승주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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