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백운대는 갈 때마다 장사진이다. 철 난간이 있다 해도 쉽지 않은데, 어떻게들 알고 왔는지 외국인도 엄청나다. 맞은편 인수봉에선 자일에 의지해 암벽을 타는 용사도 많다. 보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리는 광경 앞에서 자주 생각하곤 한다. 사람은 위험도 아랑곳없이 왜 그렇게 높은 곳을 좋아할까.
날개가 없는 콤플렉스 때문일까. 화가도 하늘에서 땅을 굽어보는 부감(俯瞰)을 선호한다. 화가 백중기도 백두대간을 그릴 때는 대체로 하향 앵글을 채택한다. 겸재의 영향도 크지만, 특히 고산자의 지도에서 영감을 받아서다. 백두의 정기가 어떻게 우리에게까지 닿아 작용하고 있는지를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작가는 최근작 ‘동강-새미마을, 뼝대’라는 초대작 발표를 앞두고 있다. 평상시 길에서만 바라본 병풍 같은 절벽 위 모습이 궁금해서 드론을 자주 띄웠단다. 영월 백운산 자락 벼랑 위에 속살처럼 펼쳐진 삶의 터가 경이롭다. ‘뼝대’(벼랑) 사이로 굽이치는 강의 모습은 치열하게 살아온 우리를 닮지 않았는가.
이재언 미술평론가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