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 사전협상 위해 내일 방한

담판 장소로만 활용 ‘이례적’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何立峰) 중국 국무원 부총리 등 미·중의 경제·무역 협상대표가 13일 서울에서 협상을 갖지만, 정작 한국 정부 당국자는 만나지 않아 ‘한국 패싱’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국을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사전 담판 장소로만 활용하는 것은 외교적으로도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12일 외교소식통 및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베선트 재무장관과 허 부총리는 13일 서울에서 미·중 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한 경제·무역 협상을 진행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3~15일 중국 국빈방문에 앞서 제3의 장소인 한국에서 사전조율을 위한 만남을 갖는 것이다. 미·중은 그동안 관례처럼 제3국에서 고위급 협상을 진행해왔다.

다만, 베선트 장관과 허 부총리 모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등과는 면담 일정을 전혀 잡지 않았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미·중 고위급 인사가 공식적으로 한국을 방문하는데 정부 관계자와 만남 없이 오로지 양국의 협상 장소로만 활용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며 “정부가 이들과 대면 협의를 할 수 있도록 외교력을 발휘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베선트 장관 등과 만나지 않는 이유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촉박한 일정을 들었다. 외교부는 “베선트 장관이 한국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허 부총리가 미 측과 상호 관심이 있는 무역 문제에 대해 협상하기 위해 방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전날 “한국 패싱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베선트 장관은 이날 일본을 방문해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와 가타야마 사쓰키(片山さつき) 재무상을 만난다.

미·중이 일본이 아닌 한국을 담판 장소로 선정한 점은 외교적으로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정우 기자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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