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 ‘현장 리포트’ - 민심 엇갈리는 대구시장 선거
“여당이 지역에서 한 게 뭐 있나”
“이번엔 집권당 밀어 덕 좀 보자”
대구=글·사진 이시영 기자
“그래도 대구는 보수가 해야 안 되긋나(되겠냐).” “인자(이제) 무조건 보수 찍어주는 시대는 지났다.”
지난 10일 오전 찾은 대구 중구 서문시장.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이곳에서는 보수 민심이 결집되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대구 토박이라는 택시기사 백모(76) 씨는 “미워도 다시 한번 국민의힘 아니겠나”라며 “추경호(국민의힘 후보)를 보고 찍는 거지, 당을 보고 찍는 기 아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부겸(더불어민주당 후보)이는 옛날에 대구서 국회의원을 한 번 한 거 갖고 내세운 것 같은데, 그때 대구에 해놓은 기 뭐 있노”라고 반문했다.
30년째 서문시장에서 신발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박동국(74) 씨도 “장관도 하고 이것저것 많이 한 추경호가 인물이지 않나”라며 “처음에는 지지율 차이가 원체 많이 나가 김부겸이가 따논 당상이라 캤는데, 결국 보수 결집해서 추경호가 근소한 차이라도 뒤집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경선 잡음으로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이 컸지만, 후보 선출 이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이제 대구도 변해야 하고 처음으로 민주당을 찍는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적지 않았다. 수건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조구현(79) 씨는 “여태까지 대구는 무조건 보수 찍어줬는데, 인자는 그런 시대는 지났다”며 “당장 묵고살아야 되는데 집권당 여당 후보가 되는 게 백번 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씨는 지난 2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서문시장을 방문했을 당시 면전에서 ‘꼬라지 좋다’고 비판한 상인이다.
가방가게에서 손님을 응대하던 이모(60) 씨도 “김부겸 씨가 시장이 되면 아무래도 선물 보따리를 가져오지 않겠나”라며 “생애 처음으로 민주당 찍는 거다. 국민의힘은 솔직하게 대구한테 (민심을) 너무 많이 잃었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족발을 썰던 문모(66) 씨는 “보수가 나오면 당연히 된다는 인식이 있으니, 당선돼도 크게 (지역에) 신경을 안 쓰더라”며 “‘대구도 바뀌는구나’ 하는 충격요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년층과 젊은층의 분위기 차이도 느껴졌다. 수성구 수성못에서 산책하던 원모(92) 씨는 “없는 법, 권력도 만들어내는 정권인데 대구까지 민주당 손에 넘어가면 그게 공산당이 아니면 뭐고”라며 “의원 숫자로 법 다 밀어붙이는데 지방행정까지 민주당에 넘길 수는 없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를 가능하게 한 ‘조작기소 특검법’을 비판한 것이다.
반면 사회초년생 김모(28) 씨는 “추경호는 애초에 내란 혐의로 재판 중인 사람 아니냐”며 “계엄 리스크 있는 사람은 후보로 도저히 못 뽑겠다”고 말했다.
이시영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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