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시 랠리 전망은

 

삼전·닉스, AI수요로 지수 견인

외인은 3조원 넘게 매물 쏟아내

지수 밀리며 숨고르기 들어가

 

“버블 아닌 실적 장세” 낙관 속

“빅2가 시총 48% 육박” 지적도

장중 사상 최고치

장중 사상 최고치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현황판에 떠 있는 코스피 숫자를 가리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1.17포인트(1.68%) 오른 7953.41로 출발, 장중 사상 최고치인 7999.67까지 올랐으나, 곧바로 하락 전환해 7400선까지 가파르게 떨어졌다. 김동훈 기자

12일 사상 첫 8000선에 0.33포인트 차까지 다가섰던 코스피가 외국인 차익실현 매물에 밀리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기대를 타고 지수를 끌어올렸지만, 외국인이 3조 원 넘는 매물을 쏟아내자 지수는 7500선 아래로 밀렸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랠리를 유동성 장세가 아닌 AI 반도체 ‘실적 장세’로 보면서도, 반도체 투톱에 집중된 쏠림 랠리가 코스피 전체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68%(131.17포인트) 오른 7953.41에 출발해 장 초반 7999.67까지 치솟으며 8000선 턱밑까지 다가섰다. 삼성전자는 장중 29만1500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SK하이닉스도 198만8000원을 터치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그러나 외국인이 오전 11시 기준 3조2452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서자 코스피는 장중 한때 7421.71까지 떨어지며 변동성을 키웠다.

8000선 문턱에서 외국인 매도세에 밀려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코스피를 7000선 돌파 후 단 4거래일 만에 새 지수대 직전까지 밀어 올린 힘은 글로벌 반도체 랠리였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미국 반도체주가 동반 급등하자, 메모리 반도체 핵심 공급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매수세가 옮겨붙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지난 4월 38.42% 상승해 닷컴버블 붕괴 직전인 2000년 2월 50.43% 이후 최대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문화일보가 이날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4인을 인터뷰한 결과에서도 “코스피 8000선 도전은 이익이 따라붙는 랠리”라는 취지의 진단이 공통적으로 나왔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이번 랠리는 반도체 중심의 강한 이익 모멘텀에 기반한 랠리”라며 “닷컴버블과 달리 실체 없는 상승이 아니라 이익 개선과 투자 활성화가 바탕이 된 장세”라고 진단했다. 최현재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지금은 누가 빨리 반도체를 확보하느냐는 ‘원재료 싸움’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며 “1만 포인트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재평가, 즉 리레이팅 여부가 8000선 이후 코스피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라고 봤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막대한 이익에도 시장은 여전히 반도체를 경기순환주로 보고 있다”며 “반도체가 AI 인프라의 핵심 산업으로 재평가받느냐가 8000 이후를 가를 숙제”라고 짚었다.

다만 경계해야 할 뇌관도 뚜렷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이 48%에 육박한 가운데,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상승 종목은 152개에 그친 반면 하락 종목은 735개에 달했다. 지수 상승이 일부 대형 반도체주에 집중된 만큼, 빅테크의 투자 둔화나 미국 금리 상승 등 매크로 환경 악화가 나타날 경우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이익 급증은 세수와 소비 등 실물경제에 긍정적 파급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도 “AI 투자 기조 변화와 매크로 변수는 시장의 주요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박정경 기자, 이종혜 기자
박정경
이종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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