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펜타곤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
대북 정보공유 중단후 첫 만남
전작권 전환·원잠건조 협의 등
공동보도문에 구체적 언급없어
美국방, 한국군 참전 강력요청
安장관 “앞으로도 긴밀협력”만
마주앉은 한·미 국방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가진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공개적으로 대이란 군사작전 동참을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HMM 나무호가 비행체에 피격된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향후 정부 대응이 주목된다.
헤그세스 장관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양국 국방장관 회담 모두발언에서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인 ‘장대한 분노(Epic Fury)’를 언급하면서 “우리 동맹의 강인함은 중요하며, 우리는 우리 파트너들이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길 기대한다”고 대이란 군사작전에 대한 한국군의 동참을 직접적으로 요청했다. 이에 대해 안 장관은 “한미동맹이 어려운 시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신뢰 토대 위에 함께 서 왔듯, 앞으로 한목소리로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헤그세스 장관 발언은 지난 4일 나무호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외부 공격을 받은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나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나무호 피격 직후 SNS를 통해 “아마도 이제 한국이 와서 임무에 동참할 때가 된 것 같다”며 이란 작전 동참을 압박했다. 그는 3월에도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에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을 파견하라고 공개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회담은 나무호 사건은 물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구성 핵시설’ 언급 등에 따른 대북정보 공유 중단 사태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양국 국방장관이 직접 만나 동맹 현안을 풀 수 있을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회담 직후 공동보도문에는 대북정보 공유 제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기, 한국형 원자력추진잠수함 건조 협의 등 한국 측 관심 현안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란 군사작전 동참 청구서’라는 미국 측의 구체적인 청구서만 받아든 셈이 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또 한국의 국방비 증액을 거론하며 “미국의 모든 파트너가 본받아야 할 동맹 분담(burden-sharing)의 모범”이라고 평가했다. 미 국방부는 “동맹 및 파트너 국가의 방위비 분담 확대는 2026년 미 국방전략(NDS)을 구성하는 4대 핵심 추진 과제의 하나”라고 못 박았다. 안 장관은 회담에서 국방비 증액을 비롯해 핵심 군사역량 확보, 그리고 한반도 방위 주도를 위한 한국의 노력을 설명했다.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이번 회담은 전작권 전환, 원잠 등 양국 정상회담 합의사항 이행 점검 차원의 고위급 소통에 방점을 둔 것”이라며 “전작권 전환시기는 오는 10월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합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원잠 건조 논의와 관련해서는 “안 장관은 원잠 도입이 양 정상 간 합의된 사안인 만큼, 조속히 가시적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며 “구체적 협의는 한·미 공식 협의가 개시되면 본격화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충신 선임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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