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AP 뉴시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AP 뉴시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집권 노동당의 지방선거 참패 후 거세진 사임 요구를 거듭 거부하면서 당내 총리직 도전이 있다면 맞서 싸우겠다고 공언했다.

11일(현지시간) 스타머 총리는 영국 런던에서 가진 연설 및 기자회견에서 “영국 국민이 국가와 정치에 실망한 걸 알고 일부는 내게 실망한 걸 안다. 나를 의심하는 이들이 있는 것도 안다”면서도 “그들이 틀렸다는 걸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이대로 외면하고 떠나버리지 않겠다”며 총리직 교체로 이어질 수 있는 당 대표 경선이 열릴 경우에도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선에서 싸울 것인지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스타머 총리는 전임 보수당 정권에서 발생한 잇단 총리 교체가 나라에 큰 손실을 입혔다면서 “내게는 (노동당의 총선 공약) 변화를 이행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자신이 이끄는 노동당이 지난 7일 열린 영국 지방선거에서 강경 우파 성향의 영국개혁당에 참패한 후 총리가 교체돼야 한다는 노동당 일각의 주장을 겨냥한 것이다. 영국 차기 총선은 2029년 여름까지만 치러지면 되지만, 집권 노동당 하원의원들이 당 대표를 교체하면 총리가 바뀔 수 있다. 스타머 총리는 총리직 유지를 하겠다면서 오는 6월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의에서 영국과 EU간 광범위한 합의를 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합의에 대해 “영국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이라며 “우리 노동당 정부는 유럽의 중심에 영국을 놓음으로써 유럽과 관계를 재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까지 노동당 소속 하원의원 40∼50명이 스타머 총리의 사임 또는 퇴진 일정 제시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머 내각 첫 부총리이자 당 부대표였으며 유력한 차기 총리 경쟁자로 꼽혀온 앤절라 레이너 하원의원도 전날 오후 성명을 내 “우리가 하는 일은 잘 돌아가지 않고 있다. 지금 변화가 필요하다”며 스타머 총리를 압박했다.

박상훈 기자
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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