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8일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 관련 언론 보도를 ‘반역’이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국가안보 관련 정보 유출 수사를 확대하는 가운데 언론인을 상대로 한 소환장 발부까지 추진하면서 언론 자유 위축 논란도 커지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복수의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격 결정 과정과 백악관 내부 회의 내용이 상세히 언론에 보도된 데 대해 격노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한 기사 묶음을 지난달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대행에게 전달하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일부 기사에는 직접 ‘반역(treason)’이라는 메모까지 적어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특히 문제 삼은 것은 뉴욕타임스(NYT)의 지난 4월 7일자 기사였다. 해당 기사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폭격 계획을 제안한 과정과 백악관 상황실 회의 내용이 포함됐다. 미국 정보당국이 이란 정권교체 가능성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는 내용도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달 이란 남서부에서 피격·추락한 미 공군 F-15E 전투기 조종사 구출 작전 관련 기사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시에도 정보 유출자를 반드시 추적하겠다고 공개 경고한 바 있다.

WSJ에 따르면 블랜치 장관 대행은 관련 기사를 작성한 기자들에 대한 소환장 발부를 통해 취재 기록을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미국에서는 수정헌법 1조에 따라 언론 자유가 폭넓게 보장되는 만큼, 민감한 국가안보 사건에서도 언론사 상대 소환장 발부는 최후 수단으로 제한적으로 사용돼 왔다. 전문가들은 언론 보도 직후 곧바로 기자 소환을 추진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법무부는 기자들을 상대로 한 소환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보다 쉽게 청구할 수 있도록 내부 정책을 변경한 상태다. 실제로 WSJ은 지난 3월 자사 기자들의 취재 기록 제출을 요구하는 대배심 소환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이란 군사작전 위험성을 경고했다는 내용의 기사와 관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성명을 통해 “정부의 소환장은 헌법이 보장한 취재 활동에 대한 공격”이라며 “필수적인 보도를 위축시키고 겁주려는 시도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정지연 기자
정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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