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유가 급등, 나프타 부족 등의 여파로 잉크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일본 제과업계 풍경을 바꾸고 있다. 일본의 유명 감자칩 회사 등 업체들이 원자재 조달에 차질이 생기자 제품의 상징과도 같은 화려한 포장지 디자인을 포기하고 ‘흑백 인쇄’라는 고육책을 내놓고 있다.
12일 현지 매체 ANNnewsCH에 따르면 일본 최대 제과업체 가루비(Calbee)는 인쇄 잉크 등 원자재 조달이 어려워져 주력 제품의 패키지를 흑백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의 대상은 가루비의 간판 상품인 ‘노리시오’, ‘콘소메펀치’을 비롯해 한국의 새우깡과 유사한 ‘갓파에비센’ 등 총 14개 주요 품목이다. 가루비 측은 오는 25일부터 순차적으로 흑백 디자인 제품을 출하할 예정이다. 가루비는 또 오는 7월 출시 예정이던 ‘사워크림맛’의 발매를 연기하기로 했다.
가루비 측은 이번 결정이 제품의 품질 문제와는 무관하며 “중동 정세 긴장으로 일부 원재료가 불안정해지고 있다. 안정 공급을 최우선으로 기민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가루비의 조치는 중동발 공급망 위기로 인쇄 공정에 차질이 생겨 제품 생산 자체가 중단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한 대응이라는 분석이다. 나프타를 대부분 수입해 쓰는 일본에선, 가루비와 같은 상황에 놓인 기업들이 많아 향후 유사한 움직임이 확산될 수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지난 27일 현지 매체 NHK 보도에 따르면, 일본 국민생활산업·소비자단체연합회(생단련)의 긴급 설문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약 40%가 나프타 수급 불안에 따른 직간접적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인쇄 잉크뿐만 아니라 제품 용기인 플라스틱 조달마저 차질을 빚는 중이다. 지난달 일본 일부 업체는 이달 초부터 푸딩 판매 중단까지 검토했던 것이 전해지기도 했다.
곽선미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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