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조원 규모의 성과급 지급을 두고 갈등을 빚어 온 삼성전자 노사의 협상이 끝내 결렬돼 파업이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의 두 차례에 걸치 중재 시도도 아무런 결론없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삼성전자의 총파업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전 세계에 반도체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일각에서는 노사 협상 최후 수단인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도 흘러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2일 오전 10시부터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026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가졌지만, 13일 새벽 3시까지 17시간에 걸친 협상에도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은 회의 종료 후인 13일 새벽 기자들과 만나 “노사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조정안을 요청했고 12시간 가까이 기다렸으나, 조정안은 오히려 퇴보했다”며 “사후조정은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그는 “조정안은 성과급 투명화가 아닌 기존 초과이익성과금(OPI) 제도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했다”며 “성과급 상한 50%도 그대로 유지됐다”고 전했다. 이어 “성과급 상한 폐지와 투명화·제도화를 요구했으나 이 부분이 관철되지 않은 것”이라며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조정 연장 참여도 오늘로 끝났다”고 선언했다.
초기업노조는 사측과의 자율 협상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사측이 제대로 된 안건을 가져올 경우 경청할 생각은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업노조가 오는 21일 예고한 총파업에 참가 의사를 밝힌 조합원은 4만1000명 정도라고 노조측은 밝히고 있다. 최 위원장은 그러나 “현재 사측 안건으로 봤을 때는 5만명 이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따라 45조원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시작된 사상 최초의 삼성전자 파업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총파업이 발생할 경우 피해액은 최소 40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경제계는 예상하고 있다. 유례없는 반도체 초호황기에 전 세계 공급망 훼손은 물론, 국가 경제적으로도 씻을 수 없는 타격이 예상된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76조에 근거한 제도로, 쟁의 행위가 국민의 일상 생활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예외적 조정 절차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30일간 쟁의행위가 금지되고, 중노위 조정 및 중재 절차가 진행된다.
과거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사례는 1969년 대한조선공사 파업사태 때와 1993년 현대자동차 파업, 2005년 7월과 12월 아시아나항공 및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까지 네 차례뿐이다.
임대환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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