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30대 직장인입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주식 투자로 꽤 큰 수익을 봤습니다. 처음엔 기뻤지만 어느 순간부터 회사 일이 시시해졌습니다. ‘이 정도는 주식 매매 몇 번이면 버는 돈인데’ 하는 생각으로 월급이 우습게 느껴집니다. 더 큰 문제는 SNS와 주변에서 저보다 더 많이 번 사람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하고 화가 나는 일이 잦습니다. 수익은 봤지만 정작 제 삶은 불행해진 느낌입니다.
A : 분노는 당연한 감정… 끌려다니지 말고 통제할 수 있어야
▶▶ 솔루션
분노와 불안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그 이면을 읽어야 합니다. 뇌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놓고, 그 시점에서의 변화 값을 느낍니다. 감정은 어제보다 얼마나 더 좋아졌는지만 느낄 수 있습니다. 회사 일이 시시해진 게 아닙니다. 기준점이 올라갔을 뿐입니다. 한 번 올라간 기준점은 잘 내려오지 않습니다.
주변에서 나보다 더 번 사람을 보고 분노가 치미는 것은 당연합니다. 진화적으로 우리는 가지고 있는 자원의 절대량보다 상대적 위치에 훨씬 더 민감합니다. 내가 가진 자원이 얼마나 큰가보다는 옆 사람보다 많이 벌었는지를 더 크게 느낍니다. 인간의 도태는 주로 생물계 전체에서보다 내 생활반경에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다만 옛날엔 옆 사람의 범위가 마을 사람 수십 명이었지만 휴대폰을 갖고 있는 지금은 전 세계 수백만 명으로 바뀌었습니다.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가 이 감정의 변화를 통제하고 우리의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 사용하려면 그 이면을 읽어야 합니다.
‘분노’와 ‘불안’이라는 신호가 알려주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로 당신은 돈에 관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인정하면 다룰 수 있고, 부정하면 끌려다닙니다. 둘째로 당신은 직장이 당신에게 돈 외에 무엇을 제공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지 않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일은 돈 외에도 관계, 그리고 정신건강에 중요한 요소인 일상을 제공합니다. 큰돈이 갑자기 들어오면 임금만 비교 대상이 될 뿐, 나머지는 보이지 않게 됩니다.
SNS를 끊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당신 자신과 비교하는 사람의 표본이 어떻게 추출됐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평범하게 사는 다수는 알고리즘 위로 올라오지 않습니다. 당신은 통계의 0.01% 편향된 군과 자신을 비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교에서 비참해지지 않을 사람은 없습니다.
투자수익은 즐기되, 당신의 유일한 기준점이 되도록 해서는 안 됩니다. 일을 시시하다고 정의하는 순간, 당신은 일이 주던 다른 중요한 보상까지 동시에 잃습니다.
화가 날 땐 “화가 나는구나”까지만 인지할 뿐, 그 화로 매수나 매도 결정을 해서는 안 됩니다. 감정이 앞선 매매가 이익으로 끝난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자기보다 더 번 사람을 보고 불안한 사람과, 자기보다 적게 번 사람을 보고도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은 같은 사람입니다.
‘불만족과 불안’이라는 결론을 정해두고 비교의 방향만 바뀌었을 뿐 비교에서는 나오지 못합니다. 출구는 비교의 바깥쪽에 있습니다.
권순재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정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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