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월성 교육과 평준화 교육을 둘러싼 논쟁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모두 장단점이 있는 만큼 어느 한쪽만을 선택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12일 ‘민주진보 교육감 후보’ 15명이 발표한 공동 공약은 초·중등 교육 현장에서 경쟁 자체를 도외시하거나 없애자는 것으로 비쳐 우려된다. 이들은 “경쟁과 서열 중심의 입시 교육을 넘어 교육의 근본적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상대평가인 수능과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 △대입 자격고사 도입 △자사고·외고·국제고 등 ‘특권학교’ 폐지를 통한 고교 서열화 해소 △국립대 공동학위제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공약들이 교육감의 권한을 넘어선다는 점에서 공약으로서 적절한지 의문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입법부와 행정부를 장악한 만큼, 이들이 대거 당선되고 당·정에 요구한다면 ‘교육의 근본적 전환’이 가능할 수도 있다. 그 경우 교육 현장의 대혼란과 교육 경쟁력 저하는 물론, 인공지능(AI) 시대 더 절실한 다양한 우수 인재 양성을 가로막게 될 것이다. 당장, 절대평가 부작용이 심각할 것이다. 학교·교사마다 기준이 달라 성적 신뢰도가 떨어지고, 어려운 문제를 낼 유인도 줄어 하향 평준화를 부르게 된다. 대학은 논술·면접 등 다른 변별 수단을 찾게 돼 결국 사교육 시장을 키우고, 소득에 따른 교육 양극화를 증폭시키는 역효과를 낳는다. 특목고의 일반고 전환 역시 특성화된 교육과 학생 선택권을 박탈한다. 자사고 지정 취소를 밀어붙였던 교육청이 법원에서 잇달아 패소한 전례도 있다. 국립대 공동학위제 역시 난제가 한둘이 아니다.
이런 문제와 별개로, 정당 공천을 받지 않는 교육감 예비후보들임에도 일제히 민주당과 같은 파란색 점퍼를 입었다. 교육감 선거제도 자체에 맹점이 있고, 보수 성향 후보들도 국민의힘과 같은 빨간색을 앞세우지만, 교육을 책임지겠다는 사람들이 꼼수를 쓰는 것으로 비쳐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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