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정책실장이 지난달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날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면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범 정책실장이 지난달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날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면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전문가들 ‘반도체 세수활용’ 지적

 

李대통령 ‘적극 재정론’ 강조속

김용범 ‘국민배당금’표현 오해

초과세수 활용 설명에도 논란 커

규제합리위 “韓 시장 신뢰 훼손”

 

업계 세수 안정성 장담 어려워

경제 성장 인프라 투자 필요성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11일 반도체를 비롯한 인공지능(AI) 인프라 산업 호황에 따른 초과세수 활용 방안으로 ‘국민배당금’을 제안한 것을 두고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장밋빛 낙관’에 의존해 사실상 ‘AI 기본소득’을 언급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병태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도 13일 “한국 자본시장 신인도와 시장경제 근간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적극재정론 속 국민배당금 화두=김 정책실장이 AI 산업의 과실을 사회에 환원하자는 화두를 제시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해온 ‘적극재정론’과 맞닿아 있다. 이 대통령은 12일 국무회의에서도 “적극재정을 통해 국민경제 대도약의 발판을 닦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긴축재정론’에 대해 “포퓰리즘의 함정”이라고 일축했다.

김 정책실장은 반도체 및 AI 산업 호황에서 비롯된 세수 자연 증가분을 투입할 용처로 △청년창업 자산 △농·어촌 기본소득 △예술인 지원 △AI 시대 전환 교육 계좌 등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벌어들일 영업이익으로 납부하게 될 법인세가 100조 원을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양사의 역대급 실적을 두고 국민배당금 표현을 사용한 것은 반시장적 주장이라는 평가다. 강인수 숙명여대 교수는 “반도체 호황 사이클이 2∼3년 후 하락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경제성장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1년 초과이익공유제 논란’ 재소환=김 정책실장이 올린 A4 용지 4쪽 분량 글에 포함된 표현들이 논란을 가중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 정책실장은 초과세수 활용 방안을 언급하면서도 “AI 시대의 초과이윤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등 ‘초과세수’와 ‘초과이윤’을 뒤섞어 사용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를 ‘횡재세’ 도입 등을 검토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김 정책실장은 “기업이익이 아니라 초과세수 활용에 대한 고민”이라고 추가로 설명했으나, 이미 증시가 크게 출렁인 뒤였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경제책사’ 출신인 이 부위원장도 SNS에서 초과이익 환원을 전제로 “주주가 아닌 ‘국민’이 기업이익에 우선권을 주장하는 격으로 주주자본주의 원칙과 정면 배치된다”고 꼬집었다.

김 정책실장 글은 2011년 초과이익공유제 논란을 재소환했다. 정운찬 당시 동반성장위원장이 제안한 이 개념은 대기업 초과이익 일부를 거둬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에 활용한다는 구상이었다. 이건희 당시 삼성 회장은 “사회주의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자본주의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국가재정법에 초과세수 활용 방안 규정=국민배당금 주장이 국가재정법 규정과 어긋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가재정법 90조는 초과세수를 △국채 상환 △지방교부금 정산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국채·차입금 원리금 및 국가 배상금 상환 등에 사용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국무회의 심의와 대통령 승인(90조6항)을 거치도록 해 초과세수를 임의로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나윤석 기자, 정지형 기자
나윤석
정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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