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산업포럼 2026 - ‘미래 AI 주도권 경쟁’ 속 생태계 선점 과제
얼마 남지않은 시간 승부 못걸면
AI·로봇 시대 ‘하청국가’로 밀려
韓·美, 로봇 넘어지면 실패 단정
中은 얼마나 빨리 일어날지 연구
시행착오 겪더라도 일단 시작을
K제조·美 AI 결합하면 초대박
생산 원가 50% 낮출 수 있어
“피지컬 인공지능(AI)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이고 미래 국력입니다. 골든타임은 이제 3년 남았습니다.”
문화일보가 12일 ‘피지컬 AI 혁명과 테크노헤게모니’를 주제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문화산업포럼 2026’에서 K-휴머노이드 연합 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병탁 서울대 교수는 AI의 미래를 이같이 규정했다. 생성형 AI가 인간의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 정보 검색 같은 ‘지적 노동’을 대체하는 단계였다면, 이제는 현실 세계에서 직접 움직이고 일하는 피지컬 AI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피지컬 AI가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제조업과 공급망, 안보, 국가 전략 전체를 뒤흔드는 ‘새로운 패권 전쟁’이라는 전문가들 경고가 쏟아졌다.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특히 “한국에 남은 시간은 길지 않다”며 “앞으로 3년 안에 승부를 걸지 못하면 AI·로봇 시대의 하청 국가로 밀려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장 교수는 “지금까지 AI는 주로 화이트칼라 노동을 대체해왔지만 피지컬 AI로 가면 육체노동까지 대체하기 시작하는 변화가 온다”면서 보스턴다이내믹스 사례를 언급하며 “휴머노이드 로봇은 기존 공장 인프라를 바꾸지 않고도 인간처럼 좁은 공간에서 작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지컬 AI가 블루칼라부터 대체하겠지만, 인간이 하지 못할 일은 AI가 하고 인간은 부가가치 높은 일을 찾아야 한다”며 “AI·로봇과 경쟁하려는 국가가 뒤처진다”고 단언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포럼에서 중국의 피지컬 AI 발전 속도에 강한 위기감을 드러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한국과 미국은 로봇이 넘어지면 실패라고 생각하지만 중국은 넘어지는 건 당연하다고 본다”며 “얼마나 빨리 다시 일어나는지를 연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사람이 없는 불 꺼진 공장을 매년 수백 개씩 짓고 있다”며 “우리는 아직 세미나를 하고 있는데 중국은 이미 현장에서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만의 로보틱스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 교수는 “생성형 AI 시대에는 우리가 출발 자체가 늦었지만 피지컬 AI는 이제 막 시작되는 분야라 아직 늦지 않았다”면서 “실증 데이터를 빨리 확보하고 생태계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공격적 시도에 대해서는 벤치마킹을 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윤주영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랩 관절로보틱스개발실장은 “로봇 분야에서 완벽하지 않아도 시도를 먼저 하는 중국의 모습은 본받아야 할 부분”이라며 “핵심적인 로보틱스 기술을 내재화하고 미·중이 가진 본받아야 할 부분을 활용하며 한국만의 로보틱스 서비스 솔루션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미국·중국과 똑같이 경쟁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도 나왔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무조건 더 빨리해야 한다는 식의 접근은 위험하다”며 “원천 기술, 공급망, 수요 산업 가운데 한국이 어디에서 가장 강점을 가질 수 있는지 냉정하게 봐야 한다”고 했다. 나눠주기식으로 자원을 배분하고 혁신이 일어나기를 기다리던 2000년대식 방식과는 결별하고, 철저하게 전략적 사고로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다.
좌장인 정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피지컬 AI 경쟁은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산업 공급망 안보가 복합 결합된 경쟁”이라면서 “한국은 단순히 추격만 해선 생존할 수 없는 단계에 와 있는 만큼 위기 담론을 넘어 실행 가능한 전략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소장도 “미국 AI와 K제조를 결합해 생산 원가를 50% 낮춘 모델을 미국에 가져가면 초대박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최근영 기자, 조언 기자, 정지형 기자, 구혁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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