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2건 하도급 계약 ‘유보금 특약’…대금 지급 보류
“원사업자 의무 전가 금지” 판단…건설 관행 제동
대방건설이 하도급업체들에 공사대금 일부를 장기간 지급하지 않거나 폐기물 처리 비용을 떠넘기는 내용의 계약 조건을 설정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았다. 건설업계에서 관행처럼 이어져 온 ‘유보금 특약’에 대해 공정위가 위법성을 다시 한번 명확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정위는 수급사업자에게 부당한 특약을 설정한 대방건설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억45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방건설은 2021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159개 수급사업자와 482건의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총 계약금액의 10%를 하자보수보증금 명목으로 유보할 수 있다’는 내용의 특약을 계약서에 넣었다. 수급업체가 보증증권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공사대금 일부 지급을 보류하거나 거절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실제 조사결과 대방건설은 일부 하도급업체에 최종 계약금액의 10% 지급을 유보했고, 이 과정에서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은 업체들이 유보율을 낮춰달라고 요청한 사례도 있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또 2021년 4월부터 2024년 3월까지 폐기물 처리 비용이 계약 당시 금액을 초과할 경우 책임 소재와 관계없이 추가 비용을 수급사업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특약도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실제 초과 비용을 하도급업체 기성금에서 공제하고, 이의 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확인서까지 제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이 같은 계약 조건이 하도급법상 금지된 ‘부당 특약’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하도급법 제3조 4항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제한하거나 원사업자 의무를 떠넘기는 계약 조건을 설정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폐기물 처리 비용을 관련 법령상 원사업자가 부담해야 하는 환경관리 비용으로 본 것이다.
이번 조치는 건설업계에서 관행처럼 이어져 온 유보금 설정과 비용 전가 구조에 제동을 건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유사 사건의 판단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조사에서는 전문건설업체의 44%가 유보금 설정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바 있다.
장상민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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