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짜 정의 ‘온라인 분노 비즈니스’ 실태 추적

‘운영자 신원특정’ 정경석 변호사

 

장원영 악의적 루머에 법적 책임

소송에 필요한 증거 美에 있으면

법원 통해서 국내 가져올수 있어

“익명이라는 그늘에 숨어 마음껏 조롱하고 도망갈 수 있다는 확신을 깨부수기 위해서는 결국 구글 같은 글로벌 업체의 협조가 필수적입니다.”

정경석(사진) 법무법인 리우 집행파트너 변호사는 지난 4월 문화일보와 만나 ‘사이버렉카(사이버레커)’ 처벌의 사각지대를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 변호사는 아이돌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에 대한 악의적 루머를 수년간 유포한 사이버렉카 ‘탈덕수용소’ 운영자의 신원을 특정해 법적 책임까지 물게 한 인물이다.

정 변호사는 사이버렉카가 활개 치는 배경과 관련, 수사기관의 대응력과 사법기관의 솜방망이 처벌을 지적하기에 앞서 글로벌 기업인 구글이 한국 법원의 정보 제공 요청에 따르지 않아도 되는 현실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은 법원 명령에 따라 현재 신원 정보를 제공한다. 그러나 구글은 미국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이 같은 의무에서 자유로운 상태다. 정 변호사는 “남은 방법은 한국과 미국이 가입한 ‘헤이그 증거’ 협약을 통해 국가 간 사법 공조 절차를 거치는 것이지만 시간이 오래 걸려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이 같은 장벽으로 신원이 특정되지 않으면 소송을 접수해도 그냥 각하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임시방편이긴 하지만 대안으로 미국 연방법 제1782조가 보장하는 ‘디스커버리(증거 개시)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해당 제도는 해외에서 진행 중인 소송에 필요한 증거가 미국에 있을 경우 미국 법원을 통해 증거를 수집할 수 있는 절차로 국내에서는 그동안 성공 사례가 없었던 제도였다. 정 변호사는 이 제도를 통해 미국 법원의 결정을 받아 구글로부터 ‘탈덕수용소’ 운영자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었다. 다만 정 변호사는 “디스커버리 절차를 밟는 데도 수개월이 걸리고, 이렇게 채널 운영자의 위치 정보를 받아도 위치가 인천국제공항으로 나오는 등 부정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궁극적 해결책으로 헤이그 증거조사 협약에 따른 사법공조 절차를 전자화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변호사는 “현재는 회신 절차가 우편으로 진행돼 수사 속도가 매우 느릴 수밖에 없다”며 “결국 가장 빠르고 확실한 건 플랫폼이 직접 움직이는 것”이라며 네이버에서 아이디 신원 조사가 가능하듯 구글 계정 또한 국내에서 확인이 가능할 수 있는 법적 논의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현웅 기자, 노수빈 기자
이현웅
노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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