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시진핑 ‘세기의 담판’
美, 대두·쇠고기·항공기 세일즈
中, AI 기술통제 완화 요구할 듯
관세전쟁 추가 ‘접점’ 찾을 수도
양측 다 ‘관리 가능한 관계’ 원해
마주앉은 두 정상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1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은 미·중 간 무역 갈등 및 이란 전쟁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 모두발언에서 상호 존중과 협력 의지를 강조하며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지난 3월 말 방중할 예정이었지만 전쟁을 이유로 회담을 6주가량 연기했다. 하지만 결국 전쟁을 끝내지 못한 채 시 주석과 마주 앉게 됐다. 시 주석은 모두발언에서 “올해는 미국 독립이 25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대통령님과 미국 국민들에게 축하 인사를 전한다”며 “2026년 양국이 과거를 이어 역사적인 해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극복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며 “중·미 관계의 안정은 세계에 호재다. 대국(大國)이 올바른 공존의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회담은 전례 없이 중요한 자리”라며 “미·중 관계의 어려움을 함께 풀어갈 것이고, 관계가 어느 때보다 발전하리라고 믿는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은 필요하면 지체 없이, 신속하게 서로 소통하며 보다 나은 미래를 개척해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이란 전쟁 속 중국의 역할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산 원유 최대 수입국이자 이란에 대한 영향력이 상당한 중국이 나서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고 미국과 종전 협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경제 분야에서 보다 실질적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압박감이 적지 않다. 이에 대두·쇠고기·보잉 항공기 대규모 수출 등과 함께 미국 빅테크 기업 등을 위한 시장 개방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으로 가는 전용기에서 올린 SNS 글에서 동행한 기업인들을 열거하며 “시 주석에게 중국을 개방해달라고 요구할 것”이라며 “그래야 뛰어난 이들이 자신들의 마법을 발휘해 중국을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휴전 상태인 관세 전쟁도 중국과 추가 접점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이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 통제를 완화하는 방안 역시 논의될 수 있다.
중국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와 안보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미국에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하나로, 미국이 ‘대만 독립’에 명확히 ‘반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회담에서는 두 정상 모두 긴장감을 높일 수 있는 발언을 자제하며 갈등 관리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중국은 대(對)중국 고율 관세 및 첨단기술 수출 통제 문제를 적극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 용어설명
◇투키디데스 함정= 신흥 강대국이 기존 패권 강대국을 위협할 때 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국제 정치 용어. 고대 그리스 역사가 투키디데스가 쓴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유래했다.
박세희 특파원, 민병기 특파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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