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총파업 예고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둘러싸고 경영계·학계와 노동계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의 최승호 위원장은 최근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사후조정안에 대해 “헛소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중노위는 반도체(DS)부문이 업계 1위를 달성할 경우 영업이익의 12%를 특별포상으로 지급하는 파격적인 검토안을 내놨으나, 최 위원장은 이를 조합원 투표에 부쳐보자는 제안마저 거절하며 ‘영업이익 15% 배분’과 ‘성과급 상한 폐지’ 및 ‘제도화’를 고수하고 있다.
파업 예정일인 21일이 다가오자 학계와 경영계에서는 국가경제 타격을 우려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삼성전자 총파업은 국가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최후의 보루인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긴급조정권은 쟁의행위가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하며, 발동 시 30일간 파업이 금지된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즉각 성명을 내고 “노동자의 헌법상 권리를 경제논리로 위축시키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단호히 반대한다”며 강력히 맞섰다. 민주노총은 “긴급조정권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중대한 위험이 발생하는 예외적 상황에서만 검토돼야 할 최후수단”이라며 “단지 산업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단체행동권을 제한한다면 국가 전략산업 전반에서 노동3권이 무력화되는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민주노총은 “삼성이 오랜 기간 무노조 경영기조 아래 실질적인 교섭구조를 보장하지 않았고 현장을 관리와 통제 중심으로 대응해 왔다”며 사태의 원인이 사측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어 “반도체 경쟁력을 말하기 전에 산업을 떠받치는 노동자의 권리와 존엄부터 보장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정부에 노사 자율교섭 원칙에 따른 역할을 촉구했다.
노동부는 일단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대화를 조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노사 간의 감정 골이 깊어진 데다 노동계의 강력한 반발까지 더해지면서 삼성전자 파업 사태는 노정 갈등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승주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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