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자 대출금리가 고신용자보다 낮아지는 ‘금리 역전’ 현상이 일부에서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이같은 금리 역전 현상은 정부의 포용금융 확대 기조와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달 초 페이스북을 통해 “신용등급은 과거의 잔상이자 금융이 설계한 보이지 않는 계급장”이라며 “낡은 신용평가 틀을 과감히 넓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14일 은행연합회 공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최저신용자(신용점수 600점 이하) 신규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8.376%로 집계됐다. 1월 대비 0.5%포인트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신용점수 951~1000점대 최고신용자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0.124%포인트 올라 연 4.5%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금리 상승기에는 통상 저신용자 금리가 더 가파르게 오르지만, 반대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에서도 같은 흐름이 보인다. 5대 은행의 3월 기준 저신용자(651~700점) 신규 마이너스대출 평균금리는 연 5.492%로, 1월(5.65%) 대비 0.158%포인트 내려갔다. 반면 최고신용자(951~1000점)의 평균금리는 4.676%에서 4.756%로 0.08%포인트 올랐다.
정책성 포용금융 상품이 확대되면서 신용등급과 대출 금리가 역전된 사례도 나타났다. 하나은행의 지난 3월 최저신용자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 금리는 연 3.73%로, 최고신용자(연 4.86%)보다 1.13%포인트 낮았다. 하나은행과 경기도 간의 협약 상품이 통계에 반영된 결과이지만, 1%포인트나 넘게 마통 금리가 역전된 셈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신용도에 따른 금리 차별이 완화될 경우 ‘신용을 관리하면 금리가 낮아진다’는 기존 금융 질서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포용금융의 비용 부담이 다른 계층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저신용자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출 경우 그 비용이 고신용자나 금융회사에 전가되면서 금리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정환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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