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꿈의 8000’ 돌파
AI투자확대로 반도체 수요 급증
‘삼전닉스’ 실적 기대감도 커져
반도체 투톱 시총, 전체의 43%
쏠림장세·사상최대 ‘빚투’ 부담
꿈의 지수로 여겨졌던 코스피 8000선 돌파는 단순한 유동성 장세가 아니라 인공지능(AI) 산업 사이클이 반도체 실적 기대와 맞물리며 나타난 ‘AI 반도체 실적 랠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닷컴버블과 달리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실제 반도체 주문과 이익 개선으로 이어지는 점이 핵심이다. 그러나 축배 뒤에는 외국인의 20조 원대 매물 폭탄, 삼성전자·SK하이닉스 쏠림 랠리, 사상 최대로 불어난 ‘빚투’라는 그림자도 짙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37%(29.66포인트) 내린 7951.75에 출발해 오전 9시 13분 8002.66을 기록하며 장중 8000선을 돌파했다. 이후 조정에 들어가 오전 11시 기준 7745.10을 기록 중이다.
8000선 돌파는 외국인의 대규모 차익실현 매물을 개인과 기관이 받아 낸 결과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개인이 1조9144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8378억 원, 1534억 원을 순매도 중이다. 5월 들어 전날까지 외국인이 20조3625억 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개인과 기관은 각각 17조8835억 원, 2조4869억 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 매물을 소화했다.
이번 랠리가 반도체 투톱 중심의 실적 장세로 평가받는 것은 AI 투자 확대가 실제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 서비스를 키우기 위해 데이터센터 투자를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는데, AI 서버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D램이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성능 메모리 수요도 커지는 구조다.
하지만 반도체 쏠림 장세는 증시의 취약성도 드러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산한 국내 증시 전체 시가총액은 7200조4477억 원이다. 이 중 삼성전자 보통주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총액은 3145조1765억 원으로, 국내 증시 전체 시총의 43.68%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우선주까지 포함하면 합산 시가총액은 3299조6330억 원, 비중은 45.83%로 높아진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하락 종목이 642개로 상승 종목 223개를 압도한 것도 지수는 8000선을 넘어섰지만 체감 장세는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 준다.
개인 투자자들의 포모(FOMO·소외 공포)에 ‘빚투’ 자금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점도 부담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6조740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 1월 27조 원 수준이던 신용 잔고가 4개월여 만에 약 10조 원 급증한 것이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13일 기준 137조1200억 원으로 전월 말 대비 10% 증가했다.
박정경 기자, 이종혜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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