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핵심광물 공급망 헙력 악영향 우려도
MBK파트너스(MBK)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미국 현지에서 연이어 로비스트를 고용하고 있다. 고려아연을 둘러싼 적대적 인수합병(M&A) 분쟁 문제가 미국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6일 업계 및 미국 정부에 따르면, MBK는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를 통해 미국의 체크메이트 퍼블릭 어페어스(Checkmate Public Affirs, 체크메이트)를 현지 로비스트로 선임했다. 지난 2월 스콰이어 패튼 보그스(Squire Patton Boggs, SPB), 이달 초 더 매키언 그룹(The McKeon Group)을 선임한 데 이어 미국에서 세 번째 로비업체를 고용한 것이다.
이는 고려아연의 미국 테네시주 통합 제련소 건설 사업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을 겨냥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MBK는 실제로 ‘핵심광물 관련 미 연방 정책 담당자 교육’을 위해 체크메이트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MBK의 포트폴리오 기업 중 핵심광물과 관련된 대표적인 기업이 고려아연이다.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사업 발표 당시 적대적 M&A에 미칠 영향 등을 감안해 “정상적 사업 투자라기보다는 의결권 확보를 통한 백기사 동원”이라고 비판하며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앞서 MBK 측이 선임했던 로비업체를 살펴보면 SPB는 ‘테네시 제련소에 대한 외국인 투자 관련 사안’이, 더 매키언은 ‘CFIUS 이슈 대응’이 선임 사유였다. CFIUS는 외국인의 미국 기업 투자·거래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하는 미국 정부 기구다.
이에 MBK가 최근 홈플러스 사태가 더욱 악화하는 등 사회적 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에서의 사회적 책임은 도외시한 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MBK는 홈플러스 회생 과정에서 적극적 지원이나 사재 출연 등을 확대하는 대신 채권단을 통한 외부 자금 확보를 요구하며 구조조정 등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37개 홈플러스 점포의 영업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휴업 하루 만에 근무 희망자 전환 배치 결정을 취소하면서 노조와 정치권,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비판받았다.
아울러 딜라이브, 네파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MBK의 여타 포트폴리오 기업들을 정상화하는데 집중해야 할 시점에 로비 자금 투입에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딜라이브의 누적 결손은 1291억 원에 달했다. 연결자본총계는 741억 원 적자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네파의 지난해 매출은 2888억 원으로 아웃도어 시장이 성장하고 있음에도 전년 대비 2.9% 줄었다. 4년 연속 역성장한 것으로, 동 기간 영업 손실은 전년 대비 약 174% 확대된 21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MBK가 인수 당시 활용한 차입매수(LBO) 방식에 따른 금융비용 및 투자금 회수를 위한 배당 증가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딜라이브는 MBK 인수 직후인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누적 영업이익 4841억 원의 절반 이상인 2557억원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했다. 동기간 당기순이익 1647억원 중 1344억원은 배당금으로 썼다. 네파는 MBK에게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약 833억 원의 배당을 지급했다.
MBK가 이번에 선임한 로비업체인 체크메이트를 이끄는 체스 맥도웰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사냥 파트너’로 알려진 인물이다.
또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미국 정부의 동맹국 중심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 구상과 연관된 업체다. MBK의 적대적 M&A 관철을 위한 로비 활동이 한미 핵심광물 공급망의 안정적인 협력과 외교적 차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정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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