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부정맥 진단으로 30명이 보험금 총 10억 챙겨
재판부 “직업 윤리 저버리고 범행 주도…폐해 크다”
고객들이 병원에서 허위로 부정맥 진단을 받고 보험금을 수령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보험설계사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단독 김민지 판사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와 함께 기소된 B씨 등 고객 4명 중 1명에게는 징역 10개월이, 나머지 3명에게는 징역 6개월~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3년이 선고됐다.
A씨는 국내 한 보험사 소속 보험설계사로 근무하면서 2022년부터 2025년까지 B씨 등 고객들에게 허위로 부정맥 진단을 받는 방법을 알려주고 보험금을 청구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30명이 넘는 보험계약자들이 A씨의 제안으로 여러 개의 보험상품에 가입한 뒤 병원에서 허위 부정맥 진단을 받아 챙긴 보험금만 10억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해당 보험금의 일부를 수수료로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부정맥은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거나 늦어지는 등 불규칙해지는 증상이다. A씨는 이런 사실에 착안해 ‘부정맥 진단 매뉴얼’을 만들어 고객들과 공유하면서 보험금 청구 과정 전반을 관리했다. 문제의 매뉴얼에는 병원 접수나 진료 시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하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그런 증상이 간간이 있다’는 증상 설명 방법이 담겼다.
특히 초음파와 심전도 검사 등을 앞둔 전날에는 에스프레소 3잔과 에너지 음료를 마신 뒤 밤을 새우고 병원에 가야 검사 시 이상이 있을 확률이 높다고 강조됐다. 또 줄넘기, 스쿼드, 계단 걷기 등을 통해 심박수를 불규칙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잠도 자지 말고 줄담배를 피우라는 등의 내용도 있었다.
A씨는 고객들에게 부정맥 진단이 잘 나오는 특정 병원을 소개했고, 보험사의 ‘보험사기 리스트’에 오르지 않도록 보험금 수령 이후 대응 요령 등도 상세히 알려줬다. 김 판사는 “A피고인은 보험설계사로서 직업윤리를 저버리고 범행을 주도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보험사기 범행은 합리적 위험의 분산이라는 보험제도의 목적을 해치고 다수의 보험 가입자에게 그 피해를 전가해 보험이 갖는 사회적 기능을 해하는 등 폐해가 크므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영서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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