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첫 과반 노조이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에서 최근 한 달 동안 조합원 약 4000명이 탈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非)반도체 부문인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노조가 반도체 부문 성과급 문제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면서 내부 균열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지난달 4·23 평택 결의대회 직전 7만5000명을 넘어섰지만, 이날 기준 7만1625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특히 지난달 28일 하루 탈퇴 신청 건수가 500건을 넘긴 데 이어 29일에는 1000건 이상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DX 부문 조합원들은 성과급 협상이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조합비를 기존 1만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하기로 하고 파업 스태프 수당 지급 방침 등을 밝힌 점도 탈퇴 확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내부 갈등이 이어지면서 초기업노조의 과반 노조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초기업노조가 과반 지위를 유지하려면 전체 임직원의 절반 수준인 약 6만4000명 이상의 조합원을 확보해야 한다. 과반 지위를 잃을 경우 향후 사측과의 교섭 주도권과 법적 정당성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는 5개 노조가 활동하는 복수노조 체제다. 이 가운데 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 등이 공동교섭을 진행해왔지만, 동행노조는 지난 4일 “신뢰 훼손”을 이유로 공동 대오에서 이탈했다. 전삼노 내부에서도 초기업노조에 위임한 교섭권을 회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DX 부문 조합원들은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임금협상 체결과 파업 금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 추진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현재 교섭이 DS 부문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DX 구성원의 이해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오는 18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추가 사후조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김민석 국무총리는 “파업으로 국민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사측은 노조 요구에 따라 대표교섭위원을 기존 김형로 부사장에서 여명구 피플팀장으로 교체했다. 이재용 회장도 전날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노조를 향해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은 이에 대해 “삼성전자 노사 화합이 될 수 있도록 사후조정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정지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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