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손보사 1분기 흑자 1곳
“보험료 인상 폭 턱없이 작아”
‘8주 룰’ 도입 늦어진 여파도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올 초 5년 만의 자동차 보험료 인상에도 1분기 무더기 적자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으로 정비수가 등 보상 비용이 가파르게 오른 데다, 이른바 나이롱 환자를 줄일 수 있는 ‘8주룰’도 기약 없이 표류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대형 손해보험사(삼성·현대·DB·KB·메리츠)의 올 1분기 자동차보험 손익이 크게 악화됐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1분기 299억 원의 흑자에서 올 1분기 96억 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KB손해보험도 같은 기간 38억 원 흑자에서 249억 원 적자로, 현대해상은 160억 원 흑자에서 140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분기 69억 원 적자에 이어 올해도 64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흑자를 낸 DB손해보험은 전년 동기(458억 원) 대비 무려 80.8% 급감한 88억 원에 그쳤다.
업계에선 “보상 원가가 오르는 속도에 비해 보험료 인상 폭이 턱없이 작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초 손보사들은 2021년 이후 5년 만에 자동차보험료를 1.3~1.4%가량 인상했다. 당초 손해율 적정선을 맞추기 위해 최소 2.5~3% 선의 인상을 주장했으나, 서민 물가 부담을 우려한 금융당국에 막판 제동이 걸렸다. 보험료 인상분이 2월 중순부터 적용돼 1분기 실적에 온전히 반영되지 못한 요인도 있다.
자동차사고 경상환자가 8주를 넘어 치료받으려면 심사를 받게 하는 ‘8주룰’ 시행도 늦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필요 이상으로 장기간 입원하는 환자들의 부정수급을 줄이기 위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령인 8주룰 도입을 추진해왔다.
지난 3월 말 법제처 심사를 통과한 후 국무회의 의결만 남긴 상태다. 한의학계는 중증환자와 경상환자를 명확히 구분할 수 없고, 일률적인 8주 치료 제한이 환자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사들이 대규모 적자를 언제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정부 차원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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