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는 시세 수준의 신규 매물
84㎡는 갱신요구권 행사한 탓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84㎡는
같은 평형이 3억원 차이 나기도
매물 부족에 불안심리 더 커져
서울 아파트 ‘트리플 강세’ 조짐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센트라스 전용면적 59㎡ 전세(6층) 매물은 지난 14일 9억 원에 계약이 체결된 데 반해 같은 날 같은 층수 전용 84㎡ 매물은 8억9130만 원에 거래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59㎡는 시세 수준으로 협의한 신규 계약인 반면, 84㎡ 계약은 세입자가 인상률 5% 상한의 갱신요구권을 행사한 탓이다.
서대문구 홍제역해링턴플레이스도 마찬가지. 지난 7일 59㎡ 신규 계약은 7억6000만 원에 체결된 반면, 84㎡ 갱신은 7억 원에 체결됐다.
전세 품귀 현상 심화로 계약갱신요구권 사용 여부에 따라 이처럼 전셋값이 역전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같은 아파트 전셋값의 신규·갱신 거래 간 가격 차이가 수억 원 단위로 벌어지는 사례가 고가 아파트 위주로 늘고 있다.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84㎡는 지난 14일 14억 원에 신규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같은 날 갱신 계약(11억 원)보다 3억 원 높다. 지난 13일 계약된 리센츠 84㎡도 갱신 12억6000만 원, 신규 15억 원으로 2억4000만 원의 격차가 벌어졌다. 강동구 고덕그라시움은 지난 14일 84㎡ 신규 전세가 10억 원에 체결됐다. 같은 날 같은 평형 갱신 계약(8억1900만 원)보다 1억8100만 원 높다.
전세 매물 부족과 전셋값 급등세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6926건으로 연초 2만3060건에 견줘 26.6% 줄었다. 서울 전역에 부과되는 실거주 의무가 전세 공급을 가로막는 족쇄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전셋값 올해 누적 상승률은 이달 둘째 주까지 2.89%로 지난해 같은 기간(0.48%)과 비교하면 6배 수준이다. 전세수급지수는 가장 최근 수치인 5월 둘째 주 기준 113.7을 기록했다. 2021년 3월 둘째 주(116.8) 이후 최고치다. 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다. 100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매물을 내놓는 사람보다 구하려는 사람이 많음을 뜻한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이에 대해 “갱신권을 소진한 임차인이 시장가에 노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특히 신축 단지의 첫 갱신 주기가 돌아오는 2026~2027년부터 시장가 충격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차인들의 불안 심리도 커지고 있다. 임차인을 보호하는 계약갱신요구권 사용률은 지난 1월 45.5%에서 4월 42.2%로 하락했다. 전세가가 추가 상승할 것을 우려해 갱신권을 아껴두는 불안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이소현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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