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에 먹구름이 밀려온다. 중동발(發) 물가 상승에다 미·중 정상회담마저 소득 없이 끝나자 글로벌 국채 금리가 ‘발작’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미국의 30년물 국채 금리는 5.12%로 치솟아 심리적 마지노선인 ‘마(魔)의 5%’ 벽을 깨뜨렸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라는 쌍둥이 악재가 맞물린 결과다. 영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5.18%)를 경신했고, 초저금리의 보루였던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마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9년 만에 최고(2.72%)로 치솟았다.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30년물 금리 5% 돌파는 파멸의 문이 열리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채권 금리 패닉이 자산시장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이미 한국 경제는 사정권에 들어섰다. 글로벌 국채 폭락에 놀란 외국인 투자가들이 7조 원에 달하는 매물을 쏟아내면서 코스피는 요동치고 있다. 압도적 랠리를 펼쳐온 코스피가 글로벌 긴축이라는 거대한 역풍에 맞닥뜨린 형국이다.

앞으로 금리·환율·물가는 물론 실물경제에 이르는 전방위 연쇄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 이미 국내 3년물 국채 금리가 3.76%로 올라 대출금리를 도미노처럼 밀어 올리고 있다. ‘영끌족’과 자영업·중소기업의 대출 연체율이 급등해 금융 부실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원·달러 환율도 1500원 선을 돌파해 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커졌다. 글로벌 금리 급등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금리의 역습만큼 무서운 게 없다. 글로벌 금리 발작이 한국 경제의 ‘복합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전방위로 방파제를 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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