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자산동결·금융거래 금지
전 대통령 사법절차 가능성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쿠바 정보기관과 핵심 장관들을 무더기로 제재 대상에 올리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쿠바 혁명의 핵심 인물인 라울 카스트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 절차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멕시코, 우루과이 등 일부 중남미 국가들은 쿠바 지원에 나서면서 대(對)쿠바 기류도 엇갈리는 양상이다.
18일(현지시간) AFP·AP통신과 쿠바 관영 쿠바데바테 등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쿠바 국가정보국(DI)과 통신부·에너지부·법무부 장관 등을 포함한 쿠바 고위 관계자 9명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이들은 공산당과 정부, 군부 핵심 요직을 맡고 있는 인사들로 이번 결정으로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됐으며 미국 기업·금융기관과의 거래도 금지된다.
이번 조치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전방위 대쿠바 압박 정책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쿠바 군부가 지배하는 국영기업 집단 ‘가에사(GAESA)’와 거래하는 외국 금융기관과 기업까지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미국이 쿠바 정권의 외화 조달 통로를 전방위적으로 차단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오는 20일에는 쿠바 혁명의 핵심 지도자이자 현 체제의 ‘막후 실세’로 평가받는 라울 카스트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 절차가 본격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라울 카스트로는 형 피델 카스트로, 체 게바라와 함께 쿠바 혁명을 이끈 인물로 현재도 군과 공산당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이 현 쿠바 체제의 상징적 인물까지 압박 대상으로 겨냥하면서 정권 흔들기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쿠바 측은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쿠바 정부 관계자들은 최근 미국의 군사적 위협 가능성을 거론하며 “미군이 쿠바를 공격할 경우 피바다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쿠바 관영 매체들은 미국의 경제 봉쇄가 주민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반미 여론 결집에 나서는 분위기다.
다만 미국의 압박이 거세질수록 중남미 국가들과 국제 연대 단체들의 지원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멕시코 베라크루스주에서 출항한 멕시코·우루과이 지원선이 쿠바 아바나항에 도착했다. 이 선박에는 총 1700t 규모의 구호물자가 실렸다.
정지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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