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매년 발간하는 통일백서는 남북관계에 대한 정부의 정리된 입장을 담은 공식 문건으로 취급된다. 18일 공개된 ‘2026 통일백서’는 남북한을 ‘사실상의 두 국가’로 명시했다. 그 자체로 대한민국 헌법의 영토 조항(제3조)과 자유민주 통일 의무(제4조)를 위배한 것은 물론, 북한 김정은의 두 국가론에 맞장구치는 종북(從北) 행태로도 비친다. 3대 세습 독재체제 아래서 신음하는 북한 동포들의 인권 등 기본권을 저버리는 일도 된다.

이번 통일백서는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적 두 국가관계’로 규정했다. ‘사실상의 두 국가로 존재하는 현실을 고려해 남북관계를 통일지향 평화공존 관계로 만들어가고자 한다’면서 ‘북한이 느끼는 불신과 위협을 완화하고 적대를 평화로 전환함으로써 평화공존을 제도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남북한을 ‘두 국가’로 인정하고 필요한 제도를 만들어가자는 것이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적대적 두 국가’를 들고나온 것은, 교류와 협력을 계속하면 결국 흡수통일로 귀결될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핵무기 개발에 집착하면서 툭 하면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평정·수복하고 공화국 영역에 편입”(2024년 시정연설) “동족 범주에서 영원히 배제” “한국은 완전 붕괴 가능성”(지난 2월 북한 노동당 대회) 등의 발언을 쏟아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렇게 ‘두 국가’ 관계로 바꾸고 싶다면, 국민 공감대 형성과 개헌이 대전제다. 북한은 개헌을 했다. “1991년 유엔 동시 가입을 통해 상호간 국제법적 실체를 인정했던 역대 정부 입장을 계승한 것”이라는 해명도 궤변이다. 당시 헌법 불합치를 해소하기 위해 노태우 정부는 ‘국가 대 국가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로 규정한 남북기본합의서를 끌어냈고, 지금도 유효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명쾌히 밝혀야 한다. ‘두 국가’ 제도화에 동의하는가. 그렇지 않다면, 통일부 장관을 즉각 경질하고 통일백서는 폐기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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