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로 피카소의 유화 ‘여인의 흉상(Bust of a Woman·1907)’.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 소장품으로, 내달 4일 개관하는 퐁피두센터 한화의 첫 전시를 위해 서울에 왔다. 퐁피두센터 한화 제공
파블로 피카소의 유화 ‘여인의 흉상(Bust of a Woman·1907)’.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 소장품으로, 내달 4일 개관하는 퐁피두센터 한화의 첫 전시를 위해 서울에 왔다. 퐁피두센터 한화 제공

프랑스 대표 현대미술관 퐁피두센터가 파블로 피카소로 대표되는 큐비즘(입체주의) 작품을 선보이며 서울에 상륙했다. 내달 4일 개관하는 퐁피두센터 한화가 19일 국내외 취재진들에게 공개됐다. 한화문화재단과 퐁피두센터의 파트너십으로 탄생한 퐁피두센터 한화는 이날 여의도 63빌딩 별관에서 미술관의 방향성을 밝히고, 첫 전시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을 소개했다. 큐비즘이 20세기 미술의 전환점을 만들어낸 것처럼, 국내 관람 문화와 전시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전시는 큐비즘의 태동과 발전, 확산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사물을 보이는 모습 그대로 그리지 않고, 여러 차례, 여러 시점에서 쪼개오 본 후 한 화면에 재구성하는 큐비즘은 산업화·도시화 등으로 달라지게 된 새로운 ‘시각 경험’을 담아낸 미술 운동이다. 이날 전시 해설을 맡은 크리스티앙 브리앙 퐁피두센터 근대 컬렉션 총괄 큐레이터는 “큐비즘은 20세기 최초의 아방가르드 운동이자 가장 중요한 예술 운동이다, 그래서 개관전으로 택했다”고 설명했다.

파블로 피카소가 발레 공연을 위해 직접 제작한  ‘메르퀴르 발레 무대 막’(1924). 퐁피두센터 한화 제공
파블로 피카소가 발레 공연을 위해 직접 제작한 ‘메르퀴르 발레 무대 막’(1924). 퐁피두센터 한화 제공

전시는 파블로 피카소뿐만 아니라 조르주 브라크, 페르낭 레제, 후안 그리스 등 큐비즘 대표작가 43명의 작품 91점을 선보인다. 1907년부터 1927년까지 20년의 시간을 8개 섹션으로 촘촘하게 나눈 전시는 큐비즘을 이해하는 완벽 가이드가 된다. 피카소는 ‘여인의 흉상’(1907)에서부터, 추상으로 나아가는 과도기적 작품인 ‘기타 연주자’(1910)를 거쳐, 대형 무대막인 ‘메르퀴르 발레 무대 막’(1924)까지 소환했다. 가로 5m, 세로 3.9m에 이르는 이 막은 실제로 발레 공연을 위해 제작된 것으로, 국내 최초 공개돼 관심을 모았다. 또, 조르주 브라크의 ‘레스타크의 고가교’(1908)와 ‘기타를 든 여인’(1913)은 초기 실험에서 종합적 큐비즘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보여준다. 이밖에, 소니아 들로네의 회화 ‘전기 프리즘’를 비롯해 앙리 발랑시, 조르주 야쿨로프 등 다소 낯설지만 큐비즘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들도 만날 수 있다.

내달 4일 공식 개관하는 퐁피두센터 한화 . 퐁피두센터 한화 제공
내달 4일 공식 개관하는 퐁피두센터 한화 . 퐁피두센터 한화 제공
크리스티앙 브리앙 퐁피두센터 근대 컬렉션 총괄 큐레이터가 19일 여의도 63빌딩 퐁피두센터 한화에서 조르주 브라크의 ‘대형 누드’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박동미 기자
크리스티앙 브리앙 퐁피두센터 근대 컬렉션 총괄 큐레이터가 19일 여의도 63빌딩 퐁피두센터 한화에서 조르주 브라크의 ‘대형 누드’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박동미 기자

큐비스트들이 사라지면, ‘코리아 포커스: 모던 아방가르드를 향한 꿈의 지도’가 시작된다. 일본을 통해 한반도에 전해진 큐비즘에 영향받은 20세기 한국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 한국적 색채와 서정성을 큐비즘에 결합한 김환기 , “나는 세잔에게 미쳤다”고 했던 하인두, 큐비즘을 한지와 먹으로 구현한 박래현 등 작가 11인의 작품 21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페르낭 레제의 1912년 작 ‘결혼식’. 전통적 원근법을  깨뜨린 작품은 일종의 ‘입체주의 선언문’이었다. 퐁피두센터 한화 제공
페르낭 레제의 1912년 작 ‘결혼식’. 전통적 원근법을 깨뜨린 작품은 일종의 ‘입체주의 선언문’이었다. 퐁피두센터 한화 제공

퐁피두센터 한화는 63빌딩 별관 전체를 리모델링해 500평 크기 대형 전시관 2개를 갖춘 지상 4층 규모로 조성됐다. 루브르박물관 리노베이션, 인천국제공항 프로젝트 등을 맡았던 프랑스 건축 거장 장 미셸 빌모트가 설계했다. 퐁피두센터와 한화문화재단의 파트너십 계약 기간은 총 4년이다. 퐁피두센터 한화 측은 큐비즘 전시 이후 마르크 샤갈, 바실리 칸딘스키, 앙리 마티스 등 20세기 모던아트의 주요 흐름을 조명하는 전시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동미 기자
박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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