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세기 안무천재’ 파이트 내한

 

내달 5~7일 ‘어셈블리 홀’공연

‘대사가 있는 무용’ 형식도 특징

“‘어셈블리 홀’은 수많은 집회와 의식, 삶의 의례가 이뤄지는 장소죠. 이 평범한 공동체에 일어나는 소소한 갈등과 연대를 담았습니다.”

‘21세기 안무 천재’(영국 가디언)라는 평을 받는 캐나다 출신 안무가 크리스털 파이트(56·사진)가 첫 내한 공연을 앞두고 19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작품 제목이자 배경의 의미를 ‘갈등과 연대’라고 정의했다. ‘어셈블리 홀’은 북미 지역에서 마을회관을 뜻하는 말로, 학예회나 동호회 모임 등 평범한 주민들의 삶이 교차하는 장소다. 작품은 이곳을 배경으로 중세 재현 축제를 열어온 동호회가 존폐의 기로에 놓이며 겪는 갈등과 신비로운 경험을 춤사위로 풀어냈다.

파이트는 작품에 대해 “인간이 공동체에 대한 이상을 담아내기 위해 구축해온 규칙과 민주주의 같은 것들이 얼마나 필요한지, 동시에 얼마나 붕괴하기 쉬운지를 그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크리스털 파이트의 최신작이자 지난해 영국 올리비에상 최우수 무용작품상을 수상한 ‘어셈블리 홀’ 공연 장면.  LG아트센터 제공
크리스털 파이트의 최신작이자 지난해 영국 올리비에상 최우수 무용작품상을 수상한 ‘어셈블리 홀’ 공연 장면. LG아트센터 제공

이 작품의 가장 큰 형식적 특징은 ‘대사’가 있는 무용이라는 것이다. 조너선 영 작가가 극본 작업에 참여했으며, 무용수들은 녹음된 대사를 리듬 삼아 대사의 속도와 억양, 호흡을 정교하게 몸으로 구현해 기묘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무대를 만들어낸다. 파이트는 이러한 독특한 형식에 대해 “언어(대사)가 움직임 자체를 다르게 만들고 관객의 보는 방식까지 변화시킨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녹음된 대사가 흘러나오면 무대 위 무용수들은 이 대사를 박자 삼아 춤을 추고 대사의 망설임까지 몸으로 정밀하게 구현한다. 파이트는 이를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우리가 서로 협력하고 관객과 함께 호흡하며 움직임을 통해 ‘살아있음’의 이미지를 생성해내는 것은 공동체가 만들어내는 하나의 시적 행위”라고 설명했다.

파이트는 움직임을 통해 생명을 부여하는 행위에 담긴 근본적인 의미를 강조했다. “움직임 안에는 ‘의식(consciousness)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살아있음은 가슴의 미세한 오르내림, 눈꺼풀의 떨림, 손끝의 긴장 같은 움직임을 통해 보여진다는 것이다. 파이트는 “이는 굉장히 강렬하고 매혹적이며, 끊임없이 새로운 창작의 원천이 된다”며 “창작 인생 전반에 걸쳐 여러 방식으로 계속 이 질문들로 되돌아가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은 특히 그가 20년 넘게 직접 이끌어온 무용단 ‘키드 피벗(Kidd Pivot)’과 함께하는 공연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모인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첫 내한 공연을 취소한 뒤 6년 만에 한국 관객을 처음 만나게 되는 파이트는 “드디어 한국에 작품을 선보이게 돼 안도감과 기쁨을 동시에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파이트의 최신작으로 지난해 영국 올리비에상 최우수 무용작품상을 받은 ‘어셈블리 홀’은 6월 5∼7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박세영 기자
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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