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 저신용 청년층, 불법사금융 피해 노출

 

警, 6개월간 단속 1553명 검거

소액 급전 필요 2030 주로 피해

 

가전제품 렌털 계약해 되팔거나

휴대전화 할부개통 후 중고판매

가족 압박등 추심방식 악랄해져

 

정부, 원스톱 종합 전담자 배정

한번만 신고해도 불법추심 차단

경찰이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불법사금융 특별단속을 실시한 결과 피해자의 절반 이상이 2030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은 저신용 청년층을 겨냥한 ‘내구제(내가 나를 구제한다) 대출’부터 ‘상품권깡(불법 환전)’ 형태의 우회 대출, 가족·지인 정보를 악용한 불법 추심까지 갈수록 지능화하는 불법사금융 피해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진행한 특별단속 결과, 불법사금융 발생 건수는 총 2523건에 달했다. 검거 건수는 1284건으로 이를 통해 1553명이 검거됐고, 51명이 구속됐다. 검거 건수와 검거 인원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5%, 19%씩 증가했다. 경찰청은 “전국 시도청 직접 수사부서 및 경찰서 지능팀 위주의 전담수사체계 구축 등 불법사금융 근절을 위해 총력 대응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청년층 노린 ‘내구제·상품권깡’ 확산= 불법사금융 피해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채권추심법 위반 피해가 955명(43%)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대부업법 위반이 949명(43%), 이자제한법 위반이 312명(12%) 등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2030세대 등 젊은 층의 피해가 특히 컸다. 실제 이번 단속에서 피해 연령대(나이 미상 제외)는 20·30대가 999명(52%)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40·50대 731명(38%), 60대 이상 129명(7%) 순이었다. 피해 성별(미상 제외)은 남성이 1213명(58%), 여성이 875명(42%)이었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보유 자산이 적을 수밖에 없는 젊은 층을 겨냥한 불법사금융 범죄 수법이 갈수록 교묘하게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구제 대출이 대표적이다. 내구제 대출은 급전이 필요한 사람 명의로 휴대전화나 가전제품을 할부·임대 형식으로 개통한 뒤 이를 장물업자에게 되파는 수법이다. 실질적으로는 고금리 대출이지만 겉으로는 정상거래처럼 꾸며 추적을 피한다.

울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23년 10월부터 올 4월까지 인터넷에 내구제 대출 광고를 올린 뒤 저신용자 명의로 가전제품을 임대한 후 이를 되팔아 자금을 마련한 대출 브로커 등 82명을 검거하고 이 중 14명을 구속했다.

상품권 거래를 가장한 신종 불법 대출도 대거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해 8월부터 ‘상품권 예약 판매’를 빙자해 소액 급전을 빌려준 뒤, 기한 내 상환하지 못하면 직장이나 지인에게 연락해 협박하거나 허위 고소를 한 불법사금융업자 3명을 검거해 모두 구속했다. 또 부산 동래경찰서는 인터넷으로 피해자들을 모집한 뒤 상품권 예약 판매를 가장해 35만 원을 빌려주고 10일 뒤 모바일 상품권으로 50만 원을 상환받는 방식으로 약 2억8000만 원을 불법 대출한 업자를 구속했다.

이 같은 ‘상품권깡’ 형태의 대출은 그동안 법적으로는 단순 상품권 거래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처벌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경찰은 피해자 진술과 거래 장부 분석 등을 통해 불법 대출 계약이 존재했다는 점을 입증해 불법사금융 혐의를 적용했다.

◇가족·지인 연락처 악용한 추심까지= 추심 방식도 악랄해지고 있다. 최근 제주 서부경찰서는 온라인 광고를 통해 피해자 402명에게 3억8000만 원 상당을 불법 대출한 뒤, 대출 과정에서 확보한 가족·지인 연락처를 이용해 변제를 압박한 일당 10명을 검거하고 3명을 구속했다.

또 서울 마포경찰서는 자동 반복 전화 앱을 이용해 피해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전화를 걸며 채무를 독촉한 일당 8명을 검거하고 4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약 600명에게 17억 원을 불법 대출하고 수수료 명목으로 8억4000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불법사금융을 근절하기 위해 피해자 지원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대한법률구조공단과 함께 ‘불법사금융 원스톱 종합·전담 지원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피해자는 한 번만 신고해도 전담자가 배정돼 불법추심 차단, 수사 의뢰, 채무자 대리인 선임 등 전 과정을 지원받을 수 있다.

단속도 강화한다. 특히 지난해 7월 개정된 대부업법은 단속 강화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연 이자율이 60%를 초과하거나, 계약 과정에서 폭행·협박·성착취·인신매매 등이 있는 경우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된다. 이 경우 채무자는 원금과 이자를 갚을 의무가 없고 이미 지급한 원금, 이자도 반환받을 수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11월 시작한 전국 단위 불법사금융 특별단속을 오는 10월까지 지속한다. 중점 단속 대상은 △미등록 대부(중개)업 영업 △고리사채(법에서 정한 이자 한도 연 20% 초과 수취) △불법채권추심(채권 추심 과정에서 폭행·협박·감금 등) △불법대출 등이다. 경찰은 대포폰, 대포통장, 개인정보 불법 유통을 주요 범행 수단으로 보고 이에 대한 집중 단속도 벌일 방침이다.

이현욱 기자
이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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