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동 논설위원

 

핵심인 ‘연어 술 파티’는 빼고

대북송금 수사 검사 징계 청구

李 사건 공소취소 빌드업 의심

 

朴검사 플리바게닝 비난하며

특검에는 그에 더해 별건수사

계엄 안 되듯 위헌 입법도 안돼

대북송금 사건이 조작 수사라는 여권이 박상용 검사의 유죄를 단정하는 듯한 국회 ‘조작기소 국정조사 특위’를 만들면서 맨 앞에 세운 명분이 ‘연어 술 파티’였다. 그런데 국정조사에서 쌍방울그룹 김성태 전 회장과 박상웅 전 이사가 명시적으로 관련 사실을 부인했고, 편의점에서 소주를 사서 생수병에 옮겨 담아 수원지검 조사실까지 숨겨가 교도관과 검찰 직원 눈을 피해 마시고 환기 등 ‘증거인멸’까지 23분 안에 끝낸다는 게 불가능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이쯤 되면 대국민 사과를 해도 시원찮은데, 여권은 박 검사에 대한 처벌을 강행하고 있다.

여당은 국정조사가 종료된 당일인 지난달 30일 국조 대상도 아닌 성남FC·위증교사·선거법 위반·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등 이재명 대통령 관련 8개 사건 전부를 특검이 조사하고 공소취소 할 수 있는 ‘조작기소 특검법’을 발의했다. 여론이 심상찮자 6·3선거 후 입법으로 늦췄지만, 박 검사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는 검찰총장 대행이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청구했다.

더 어이없는 건, 박 검사 징계청구 사유에 정작 연어 술 파티는 빠졌다는 점이다. 대신 변호인을 통한 자백 요구, 음식물 제공 등을 제시했는데, 검사들이 “나는 피의자에게 탕수육도 사줬다”는 ‘미투’ 같은 항의 운동을 벌이고 있다. 피의자와 ‘라포’(친밀감)를 형성하기 위해 자장면 등 소박한 외부 음식을 나누는 건 수사의 ABC인데, 사정을 알 만한 대검이 무슨 죽을죄를 지은 양 몰아치는 위선을 참기 어렵다는 불만일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재직 때 정부 대북 접촉에서 배제된 이재명 경기지사가 독자 대북사업을 뚫기 위해 영입한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그룹을 통해 이 지사 방북 비용 등으로 800만 달러를 북한에 제공했는데, 검사가 이 지사의 지시·승인과 보고 여부를 조사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여권은 특히 플리바게닝 정황을 문제 삼는데, 이화영 변호인이 선택적으로 공개한 녹음에도 공범에서 종범으로 선처를 요구하는 변호인에게 박 검사가 ‘그러려면 더 구체적인 진술이 필요하다’고 대답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플리바게닝이 천인공노할 범죄면 왜 내란·김건희·해병 등 3개 특검에 허용했고, 공소취소특검법엔 플리바게닝에 더해 별건수사 특권까지 넣어 놨나. 해도 너무한 이율배반, 자가당착 아닌가.

여권이 박 검사에 대한 무리한 징계를 시도하는 건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를 위한 명분 쌓기용으로 보인다. 어떻게든 수사에 흠집을 내야 공소취소를 강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소취소특검법’ 국회 처리를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했을 뿐, 포기한 게 아니다. 이 대통령이 자신의 일임에도 “특검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사법적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라고 힘을 실은 뒤 “구체적인 시기와 절차 등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서 판단해 달라”고 정무수석비서관을 통해 밝혔는데, 선거 후 강행하라는 지시로 읽힌다. 여당이 승리하면 공소취소특검을 국민이 승인했다 할 것이다.

세계에 전례가 없는 공소취소특검법은 법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대통령이 피고인인 사건을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공소취소 할 수 있게 한 것은 헌법과 법률에 대한 정면도전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 정의당 등 여권에 우호적이었던 단체도 비판하는 이유일 것이다. 대통령에 의해 공천받은 여당 의원들이 대통령 한 사람을 법 위에(또는 법 밖에) 두기 위해 국가 형사사법체계를 붕괴시키는 입법을 한다면 삼권분립과 법치주의 위반으로, 내란과 다름없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국회 활동을 막기 위한 계엄령 선포가 내란이듯 국회 다수당의 대통령 재판을 막기 위한 위헌 입법도 내란이다. 형법상 내란죄 구성요건인 국헌문란은 헌법 또는 법률 기능을 소멸시키는 것을 포함한다. 대통령이라고 함부로 계엄령을 발동하면 안 되는 것처럼 의석수가 된다고 아무 법이나 만들 수 없다.

공소취소특검법은 특검 제도에 대한 모욕·타락도 된다. 권력층 비리를 수사하기 위해 삼권분립에 위배됨에도 예외적으로 도입된 제도인데, 이재명 정부 들어 구여권 또는 야당을 겨냥한 특검 5개가 남용되더니 권력자 뒤치다꺼리 역할까지 하게 됐다.

김세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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